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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Jan 14. 2022

고정관념에 빠져있다

만약에 게임.

그럴 때가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상대방이 목적어 주어를 다 빼고 물으면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한 대로 목적어와 주어를 설정해서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50%의 확률로 정답을 말한다. 아닌가 30%인가. 나는 이럴 때마다 내 생각이 얼마나 좁은지 테스트를 당하는 기분이다. A는 B일 거야라는 고지식한 고정관념에 빠져있는지 처참히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     


그래서 나는 혼자만의 게임을 자주 한다. 일명 만약에 게임.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길을 걷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길을 걷다가 갑자기 쓰러진다면? 혹은 길을 걷다가 백만 원을 줍는다면? 등등 일어날 확률이 0.000001%의 상상하는 게임.      


생각은 얼마를 못가 이러면 이러겠지.라는 진부한 고정관념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 남아있던 나의 상상력이 자꾸만 쪼그라들어 새까만 재가 되어 버릴 것만 같아 불안하다. 누군가는 그런 피곤한 생각을 굳이 왜?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라비틀어진 나의 상상력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어서 나는 이 게임을 계속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란 상상력이 풍부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일을 생각해 예쁘게 다듬어 재미있게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걸 남김없이 글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희로애락이나 카타르시스를 끄집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또 한 번 만약에 게임을 시작해보자. 


만약에 세상에 작가라는 직업이 없다면 어떨까? 우리가 흔히 보는 책, 드라마, 잡지, 등등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을 텐데 얼마나 무료할까.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기록한다거나 표현한다는 것을 하지 못하고 살아갈 텐데. 얼마나 삭막할까.     


동물과 달리 인간이 가진 최대 장점이 감정표현과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록함으로써 살아있고 감정을 표현하면서 서로 어울리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다시 한번 여기서 내가 작가라는 직업을 꿈꾸며 산다는 게 자랑스러워졌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작가 없는 세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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