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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Jan 20. 2022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나에게 글을 쓴다는 건

내가 처음 글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평소같이 저녁을 먹고 놀고 있는데 드라마를 보고 있던 엄마가 눈물을 훔쳤다. 너무 깜짝 놀라 엄마의 등 뒤로 가서 뭘 보고 우는 걸까 하고 지켜봤다. 무섭다고 소문난 우리 엄마를 도대체 무엇이 울보로 만들어 버렸나.      

그냥 드라마였다. 잘 기억나지 않는 드라마.      


엄마가 우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우리 엄마를 울렸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효과음이 들렸다. 이거다 이거. 이렇게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건 어떻게 하는 거지. 궁금증이 마구 솟구쳤다.      

그리고 며칠 뒤 학교에서 CA를 정하라고 했다.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지만 움직이는 건 하기 싫었던 내가 친구 한 명을 꼬드겨 시 창작반으로 들어갔다. 첫 수업을 갔던 날 선생님이 읽어주신 시 한 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글 이란 건 정말 매력적인 거야.     


그때부터 하고 싶었다. 글을 써서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다 하고 싶었다. 내 글을 읽고 누군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면 너무 짜릿하고 설렜다.     


하지만 대학 진학 시기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나는 현실적인 직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다. 현실에 맞춰 상황에 맞춰 일하고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짜릿하고 설렜던 게 무엇인지도 희미해져 갈 때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그리고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요즘도 글 써?”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잊고 지냈던 내 꿈을 친구가 상기시켜줬다. 그리고 얼굴이 붉어졌다. 내가 그 짜릿하고 설레는 걸 잊고 살았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다. 어쩌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 모른 척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너 글 쓰는 거 좋아했잖아. 그냥 계속 써봐”     



우물쭈물 대답 못 하는 나에게 친구가 돌멩이를 던졌다. 분명히 응원과 지지의 말이었는데 돌멩이 한방에 나는 새하얀 백지장처럼 텅 비어버렸다. 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끄적이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그 후로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나고 상상 속에서 자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나는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오늘도 나는 짜릿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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