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대에는 없고, 지금은 있는 것, 어려운 것
얼마전 P양과 모처럼 술한잔을 하며 나눈 대화를 정리해 본다.
하나 둘 짝을 찾아 간다는 청첩장은 더 이상 놀라울 것도, 부러울 것도 없는 수용의 시기이다. 그리고 친구들 SNS가 아기들 사진으로 슬슬 도배 되는 레벨업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SNS가 일상을 과장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스크롤을 내리면서 정말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내 인생에 대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마치 스탠딩 코미디에 나만 웃지 못한다면, '그건 딱 내 이야기'인것 처럼..
3번 보고 만날지 결정해라,
이런건 꼼꼼히 따져봐라,
결혼 할 것도 아닌데 질질 시간 끌지 말라,
이런 규칙 아닌 이 구역의 규칙들을 듣고 있으면
예전에 나는 어떻게 연애를 했었던 걸까
막연한 그리움과 향수가 몰려온다.
20대에는 내가 좋으면 그만이었고
서로가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장악하고,
모든 것을 공유 했던 시절이었다
찌질함까지도 ㅋ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것은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에는
돈, 시간, 체력이 필요되고
그래서
불필요한 것, 싫어하는 것을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억지로 웃지 않고
불필요하게 맞추지 않고
오지랍퍼처럼 나대지 않고
내 삶과 라이프 스타일을 우선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직접하고
에너지 소모되는 일을 일단 피하고
자신의 캐릭터가 단단해져 가는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이런 저런 말로 둘러보아도
누군가가 내 인생에 들어오고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가는
그 무게감이 두려운 것이다.
아무에게나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생얼처럼
마음을 나누기가
진심을 보여주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지는 것을 실감 한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기분으로
좋은 이야기만을 하면
상대방을 알수가 없고
나의 본 모습을 상대방이 알수 없다.
우리는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숨길수 있고
얼마든지 각색 할수 있는 말빨이 생겼으니까.
30에는 '겉'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좀 처럼 알수 없는 '속'을 맞춰야하니 연애가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