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를 정리하다 오래된 사진들이 제법 나왔다.
여전히 참 잘 찍었다고 생각되는 사진들을 추려보다 지난날이 생각이 나버렸다.
모두 A가 찍어준 사진이다. 헤어졌다고 버리기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진들이다. 사랑은 떠나도 예쁜 사진은 못 버리겠더라.
A는 사진을 정말 잘 찍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그가 찍어준 사진 속 나는 정말 밝고 예쁘게 웃고 있었다. 어떤 포즈를 취해도, 어떤 날에도 그가 찍어준 사진 속 나는 자연스러움과 행복한 웃음이 충만했으니.
그 사진을 찍은 렌스는 나를 한없이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 A의 눈이 었을까?
"우리가 이렇게 행복했던 가?"
"이렇게 참 많이 웃고 있었는데, 헤어졌구나."
이제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할 정도로 희미해진 기억 너머에 헤어짐의 이유.
그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날 나를 바라보는 네 눈은 사랑이었고, 네 눈에 비친 나는 참 사랑스럽더라."
이렇게 행복한 웃음이 담기는 사진을 다시 찍을 날이 올지 모르겠다.
참 좋은 시절, 함께해주어 고마운 인연.
그래도 못생긴 사진이면 가차 없이 삭제했겠지.
그리운 건 그 시절, 그 금손 기술일 뿐, 사진을 못 찍었다면 남은 추억도 없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