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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분의 일 Aug 12. 2024

회상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나의 더 나은 내일을, 미래를 위해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며 나는 가끔 나의 과거를 회상하곤 한다.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 채운 나의 과거는 지금의 나에게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르침을 주었지만 가끔은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의 내가 그리워질 때도 있다. 시간은 점점 빠르게만 흘러가는 것만 같고 어릴 적 그저 길게 만 느껴졌던 나의 하루는 점점 짧아진다.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다고 말해주는 연령대이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무섭다. 어린 시절 내가 꿈꾸던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은 대단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직종에서만큼은 다른 이들의 동경 어린 시선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어떤 길을 나아가야 하는지 조차 모르겠다. 나의 불확실한 미래는 더더욱 나의 과거에 대한 회상을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그저 과거 속에 빠져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나라는 사람은 점점 도태되기 시작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그저 제자리걸음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 그래도 가끔은 내가 마주할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걱정은 제쳐두고 온전히 나의 삶의 일부가 된 과거에 머무르고 싶은 때가 있다. 그저 웃기 바빴던 나의 찬란했던 순간들, 처음 사회생활을 하며 나를 스쳐 지나간 그리운 사람들, 처음 나 자신을 쌓아 올리기 시작하며 느꼈던 뿌듯한 감정들. 이 외에도 나의 과거에는 지금의 내가 느낄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앞으로 나아가고 스스로를 쌓아가는 삶을 동경하고 멋지다고 말하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온전히 내가 있었던 과거에 잠시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선택과 책임으로 채워 낸 나의 삶을 나는 사랑한다.  과거라고 부르는 나를 스쳐간 수많은 순간들 중 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 또한 나인 것은 변함이 없다. 나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후회로 가득 채워 지새웠던 밤, 깊은 고민에 빠져 헤엄쳤던 순간 또한 나인 것은 변함이 없다. 쓰디쓴 날의 내가 있었기에 같은 날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지금의 내가 있다. 마찬가지로 쓰기만 했던 날의 당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당신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나온 날들의 당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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