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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Jan 22. 2022

슬기로운 격리생활을 위한 7가지 팁 ①

코로나 격리가 56일?


2022년 2월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예민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대해 무관용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규정은 엄격하다.


2021년 12월 기준, 전국에서 가장 엄격한 격리 규정으로는 랴오닝성 선양에서 시행되고 있는 56일 격리 정책이다. 28일간 시설격리 + 28일간 자가 건강관찰을 한다. 전국에서 가장 완화된 해외 입국자 격리 규정은 3주간 격리를 하는 상하이이다. 14일간 시설격리 + 7일간 자가 건강관찰을 한다.


베이징, 광저우, 톈진, 저장, 푸젠, 광동, 충칭, 후난, 안후이, 칭하이, 윈난은 28일(14+7+7) 격리 정책을 시행한다. 입국 후 14일 시설격리 + 7일 자가격리(또는 시설격리) + 7일간 자가 건강관찰을 한다. 


김 부장 근무지는 중국 염성시(盐城市)다. 염성시는 총 56일(3+11+14+28)의 격리정책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공항에 입국한 이후 상하이 시설격리 3일 + 염성시 시설격리 11일 + 염성시 자가 격리 14일 + 자가 건강관찰 28일(외출 가능)이다. 핵산검사는 총 6회를 받는다. 코가 헐 지경이다.


김 부장은 앞으로 최소 4주는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평생 처음 경험하는 격리 경험이다.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처럼 방에서만 생활하게 된다. 배달되는 중국 도시락을 먹으면서 4주를 버티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일 만두만 배달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올드보이' 화면캡쳐


슬기로운 격리생활을 위한 7가지 팁


'피할 수 없다는 즐기자!' 

어차피 격리를 해야 한다면 제대로 즐기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의미있는 격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이미 격리 경험을 한 회사 동료의 격리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김 부장과 비슷한 시기에 격리에 들어간 10명 주재원 동료들의 격리 생활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7가지의 팁을 얻었다.


1. 격리생활도 계획이 필요하다.

2. 불편함은 감사로 이겨낸다.

3. 철저한 준비가 편안한 격리 생활을 만든다.

4. 격리가 소통의 단절은 아니다.

5. 격리 중에 스스로를 돌아본다.

6. 격리 생활 중 무엇을 얻을 것인가 고민한다. (그동안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한다.)

7. 몸을 움직여라.



첫 번째, 격리생활도 계획이 필요하다. 


H자동차사의 유 부장은 광저우에서 4주간 격리에 들어갔다. 4주의 격리기간 동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드라마와 영화를 실컷 보겠다고 생각했다. 격리 중 하루 종일 유튜브 영상과 넷플릭스 영화를 시청했다. 처음 며칠은 너무 좋았다. 한 주가 지나니 영상을 보는 것이 지겨워졌다. 볼만한 영화나 드라마도 더 이상 없었다. 하루 종일 영상을 보니 눈이 얼얼한 느낌이다.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앞으로 3주를 더 격리하면서 보내야 한다 생각하니 지루해 죽을 지경이다.


중국에서 오랜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김 차장은 격리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루 계획을 세워서 지키는 것이다. 8시에 일과를 시작해서 5시에 일과를 마친다. 출근해서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시간을 보낸다. 그래야 격리 기간이 금방 지나간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회사 생활 한 달은 금방 지나간다.)


격리 중에 쉰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루 종일 잠을 잤더니 밤에 잠이 안 온다는 동료도 있었다. 계획을 가지고 격리기간을 보내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직장인에게 한 달이란 짧은 기간이 아니다. 계획을 가지고 격리 기간을 보낸다면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아래는 필자가 격리 기간 중 세운 계획이다. 시간대로 못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은 계획에 따라 하루를 보내면 충실함으로 채워가는 기분이다. 4주 격리기간 동안 작은 것 하나라도 이루게 된다. 계획에 따라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06:00 기상 (이불 정리, P/U, 허리 운동, 스트레칭, 녹차 한 잔)
□ 06:20 중국어 잠언 2절 
□ 07:00 중국 뉴스 모니터링
□ 08:00 조식 및 숙소 내 산보 
□ 08:20 맛있는 중국어 + 중국 드라마 
□ 10:00 업무 예비 스터디
□ 12:00 중식 (운동)
□ 13:00 브런치 글 쓰기
   - QR코드의 나라, 슬기로운 격리 생활, 중국 주재원이 기대되는 7가지 이유,
   - 긍정적인 주재원 & 부정적인 주재원, 중국 도시락 이야기 등
□ 15:00 중국법인 사업계획/관련자료 리뷰
□ 16:00 회사 메일 정리 및 답신
□ 17:00 석식 + 운동
□ 18:00 맛있는 중국어 복습
□ 20:00 중국 드라마 
□ 22:00 휴식
□ 23:00 취침




격리 4주 중에 건강하게 1주가 지났다.

나머지 3주도 의미있게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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