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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Feb 13. 2022

2등을 인정하는 사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란 코너에서 개그맨 박성광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치던 장면이 생각하다. 대한민국 스포츠계가 그랬다. 예전에는 금메달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언론에서도 금메달만 집중 조명했다. 2등은 기억해주지 않았다.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따면 서러움에 펑펑 울었던 선수들이 많았다. 당시 서양 운동선수들은 이러한 한국의 슬픈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메달만 따도 서로 기뻐하며 감싸안고 축하를 나누었다. 


개그콘서트 화면캡쳐


대한민국이 많이 달라졌다. 은메달, 동메달의 가치를 인정해준다. 언론에서 금메달이 아니어도 축하 기사로 다룬다. 문 대통령도 금메달이 아닌 선수에게도 축전을 보내고 있다. 


꼭 메달이 아니어도 좋다. 순위권에만 들어가도 축하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다. 피켜 차준환 선수의 경우 5위를 기록했다. 사람들은 그 노력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회가 많이 성숙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어른이 된 것 같다. (아직도 철없는 나라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최민정 선수는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고 펑펑 울었다. 기분 좋은 눈물이었다.

“일단 힘들게 준비한만큼, 은메달이라는 성적을 얻게 돼서 기분이 좋다.”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는데, 준비하는 게 되게 힘들었었다. 그 힘든 시간들이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서….


남은 기간 2022년 동계올림픽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4년동안 흘린 땀만큼 마음껏 기량을 펼치고 돌아오기를...




동계올림픽의 스포츠 종목 몇가지를 중국어로 살펴보았다.

동계 스포츠이다보니 '미끄러지다'의 의미인 '滑[ huá ]'와 얼음을 의미하는 '冰 [bīng]'이 중복해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보기좋게 정리해보았다.



□ '쇼트트랙'은 짧은 길을 빠르게 미끄러지면서 탄다. 우리말로 읽으면 '단도속활'이다.


□ '스피드 스케이팅'은 ‘속도’를 내서 미끄러지면서 탄다. 우리말로 읽으면 '속도활빙'이다.


□ '피겨 스케이팅'은 ‘꽃’처럼 아름다운 모양으로 얼음위에서 미끄러지면서 탄다. 우리말로 읽으면 '화양활빙'이다.

  -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위로 화양연화(花样年华 [huāyàng niánhuá])가 선정되었다.

    왕가위 감독이 연출하고 양가위, 장만옥이 주연한 영화다. 여기에도 '花样'이 들어가 있다.

    화양연화는 '꽃다운 시절, 꽃다운 나이'라는 의미다. 

  - BTS도 2015년 앨범 이름으로 '화양연화'를 사용한바 있다. 방탄소년단이 꽃다운 나이에 만든 앨범이다.



□ 스키는 ‘눈’위에서 미끄러지면 타는 것이다. 우리말로 읽으면 '활설'이다.


□ '스노우보드'는 '판'을 가지고 '눈’위에서 미끄러지면서 탄다. 우리말로 읽으면 '활설판'이다.


□ '컬링'은 ‘얼음’위에서 호리병 같이 생긴 돌을 미는 것이다. 우리말로 읽으면 '빙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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