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이사가 회의를 소집했다. 새롭게 출시되는 신차 런칭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직원들도 이미 공감하는 내용이다. 9시에 시작한 회의는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최 이사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반복했다. 최 이사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다 전달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이제 직원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반복된 이야기에 진이 빠질 지경이었다. 직원들은 왜 이렇게 장시간 회의를 했는지 의문이다.
최 이사 스스로는 달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경영자 말하기로는 낙제점에 가깝다. 너무 많은 말을 한 것이다. 말 잘하는 경영진들의 말하기 노하우를 살펴보았다.
회사에서 경영진 회의를 주관한 적이 있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말을 잘한다. 우수한 경영자일수록 말을 잘한다. 달변이라는 것이 아니다.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요점만 이야기한다. 결론을 바로 이야기한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말을 아낀다.
첫째, 짧게 이야기한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려다 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많은 말을 하게 되면 논점이 흐려진다. 듣는 사람도 집중력이 흐려지니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
회의 중에 중요한 의제가 나온다면... 자신의 전문 분야라면 누구나 말을 많이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뛰어난 경영자는 말을 아낀다. 아는 것을 모두 이야기하지 않는다. 말하기 전에 한두 개의 포인트에만 집중한다. 가장 전달력이 높은 스토리라인을 짠다. 그리고 3분 내에 이야기한다.
시간제한을 두지 않으면 중언부언하기 쉽다. 말의 조리가 없고 늘어지기 십상이다. 계속 말을 이어가다 보면 의식의 흐름 속에서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이것도 중요한데?' 하는 생각에 그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논점이 엉망이 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혼란스럽다.
둘째, 결론을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서론만 주야장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직장인은 바쁘다. 결론을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추가 설명한다. 다시 결론을 강조한다. 말 잘하는 경영자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집중력이 유지된다.
<김 부장이 최근 회의에서 한 이야기>
- 결론을 먼저 이야기한다. → "올해는 반드시 직원 식대 인상을 해야 합니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한다. → "지난 2년간 식대가 동결되었습니다. 식재료 인상폭이 큽니다. 직원 불만이 한계에 달했습니다."
- 결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올해 직원 식대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셋째, 단문으로 이야기한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단문으로 이야기한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접속사 사용을 최소화하고 핵심을 이야기한다. 말이란 상대방이 듣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지나친 복문을 사용하면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이 있는 사람이, 실력있는 사람이 단문으로 이야기한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을수록, 실력이 없을수록 말이 늘어진다.
넷째, 말은 듣는 사람이 중요하다.
말은 내가 뱉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의 귀로 들어가서 뇌에서 정보가 처리된다. 뇌에서 처리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다. 너무 어려운 정보가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면 이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국 법인에는 22년 주재원 생활을 한 임원이 있다. 현지인 직원들과 회의하는데 주요 명사와 동사를 영어 단어를 섞어 사용한다. Business report(보고서), trial and error(시행착오), performance(성과), assessment(평가), research(조사)와 같은 단어들이다. 주재원들끼지 회의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 직원들과 회의할 때 문제가 된다. 통역 직원이 영어 표현에 익숙하지 못하면 통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회의가 된다.
어려운 전문용어나 영어와 같은 외래어를 남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 본인 입장에서는 익숙하고 편안한 표현일 수 있다.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말하기 효과가 떨어진다. 듣는 사람의 용어의 의미를 한참 생각해야 하는 표현이라면 쉬운 표현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다.
골프에서는 좋은 스윙을 위해 힘을 빼고 치라고 한다. 힘이 들어가면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직장인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잔뜩 힘이 들어갈수록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