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최 과장이 글로벌기획실에 잠깐 들렀다. 회의실에서 다시 만났다.
“김 대리! 노트, 다이어리, 플래너를 한번 찾아봤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겠어?”
“네 과장님! 노트는 일반적인 공책을 말하고, 다이어리는 우리가 회사에서 흔히 쓰는 업무용 수첩이죠? 플래너는 좀 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다이어리고요. 맞죠?”
“그래 맞아 김 대리. 지금부터 우리가 쓰려고 하는 것이 플래너야! 다이어리에서 더 진화한 형태라고 할 수 있지”
“과장님! 회사에서 주는 다이어리를 그냥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회사에서도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줬을 텐데 싶어서요.”
김 대리는 수첩에 크게 ‘플래너’라고 메모하면서 질문했다.
“김 대리! 회사에서 배포하는 다이어리는 업무 일정관리에 최적화되어 있어. 사람의 입맛이 다르듯 개인의 업무 스타일, 메모 방식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지. 그래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이어리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들어간 수첩을 만들 수밖에 없는 거지.
일을 좀 더 체계적으로 잘하고 싶다면 무조건 플래너를 선택해야 해. 업무뿐 아니라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플래너야.
나는 기획본부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임원들을 만났어. 임원들의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면 플래너가 압도적으로 많았어. 본인이 플래너라고 이름 붙이지 않아도 플래너와 유사한 형태의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어.”
최 과장은 자신의 플래너를 펼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딱 1년만 나랑 같이 플래너를 써보자. 반드시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거야. 일하기가 편해질 거야. 덤으로 인생경영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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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 (Planner)는 사전적 의미로는 계획(Plan)을 세우는 사람(-er)을 의미한다. 계획자, 설계자, 일정계획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범용적으로 일정계획표 또는 일정계획표를 제본한 수첩을 의미한다.
우리는 넘쳐나도록 많은 수첩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원노트, 노션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첩의 기능을 대신하기도 한다. 우리가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도 훌륭한 메모 기능이 탐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플래너인가? 우리는 지금 왜 플래너를 사용해야 하는가?
미국 굴지 철강회사 회장인 찰스 슈왑은 밀려드는 업무량 때문에 고민이었다. '어떻게 하면 업무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회장은 컨설턴트였던 아이비 리(Ivy Lee) 에게 자문을 구했다. 아이비 리는 회장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1.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적어놓으세요.
2.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기세요.
3. 1순위의 일부터 시작하세요.
4. 그 일을 끝낼 때까지 다음 일을 절대 진행하지 마세요.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찰스 슈왑 회장은 아이비 리에 2만 5천 달러의 컨설팅 비용을 보냅니다. (1920년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컨설팅 비용이다. 현재 가치로 5억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우선순위에 따른 시간관리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플래너다. 5억 원 이상의 컨설팅 가치를 품고 있는 수첩이 바로 플래너다.
<육일약국 갑시다>의 김성오 대표는 누군가 직업을 물어보면, 약국을 ‘경영’한다고 대답했다. 약국을 그냥 운영하면 약사아저씨가 되고, 약국을 경영하면 경영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4.5평의 초미니 약국을 200배 성장시켰다. 지금은 시가 총액 1조 5천억 원 기업의 공동경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경영이 필요하다. 시간 가는 대로, 남들이 시키는 대로 살아서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없었다. 인생의 목적을 정하고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내 인생의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플래너에 당신의 인생을 담을 수 있다. 비전, 인생목표, 내가 되고 싶은 것, 내게 소중한 것, 버킷리스트, 미래계획 같은 것을 하나씩 적어 내려가면 당신 삶의 목표가 분명해진다. 삶의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플래너는 당신의 인생 경영노트가 될 수 있다.
현대인은 바쁘다. 회사 업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책도 읽어야 한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도 한다. 성공을 위해 탄탄한 인맥관리는 필수다. 좋은 아들딸, 좋은 남편/아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생각, 아이디어, 결심, 다짐은 당신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적지 않으면 그저 순간의 생각일 뿐이다. 플래너에 담아두지 않으면 생각과 결심들은 사라지고 만다.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어제와 같은 일상이 반복될 뿐이다.
오늘의 당신 생각을 잡아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 플래너다. 1년만 충실하게 써도 놀랍도록 성장하는 자신을 볼 수 있다.
고대 로마군은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지지 않는 강력한 군대였다. 유럽 민족들에게는 공포와 같은 군대였다. 로마군에게는 다른 나라의 군대가 없는 경쟁력이 있었다. 전투에서 거의 공식과 같은 로마만의 전략과 전술이 있었다. 이 전략과 전술이 로마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만들어주었다.
당신이 플래너를 가지고 있다면 최강의 직장인이 될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주변에 플래너를 쓰는 직장인은 대부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플래너를 쓰고 있는 직장인이 많지 않다. 플래너를 쓰기 시작한다면 나만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
당신은 지금 몇 살인가?
20대이든지, 30대, 40대, 50대이든지 간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을 살아왔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플래너를 써보자. 플래너에 당신을 기록하라. 당신의 인생을 담으라. 당신만을 위한 훌륭한 책이 된다. 당신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다. 당신도 당신만의 책 한 권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