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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Sep 05. 2023

다시 갈림길에 서도 좁은 길로 가련다.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중략>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직장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다.


지난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선택의 연속이었다. 점심 메뉴와 휴가일 같은 사소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전근을 원하는 부서를 선택하기도 한다. 회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필자는 주재원의 길을 선택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고민이 된다. 내가 지금 선택하는 길이 맞을까? 후회는 하지 않을까? 가지 않은 저 길에는 더 멋진 기회가 있지는 않을까?

지금의 이 길을 선택한 후에도 가지 않은 그 길을 힐끔 힐끔 기웃거려보기도 한다. 

'아 그 때 저 길로 갈 걸 그랬나?'



좁은 길을 선택하라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제 우리 앞에 두 갈래의 길이 있다면 좁은 길을 선택해보자. 좁은 길에는 매력이 숨어있다.


첫째, 좁은 길에는 기회가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이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일을 해 볼 수 있다.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생각해보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들은 좁은 길을 선택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 예수님 : 왕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목수의 아들로 이 세상에 왔다.

 - 이병철 : 남들이 만류하는 반도체에 뛰어들었다.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을 만들었다.

 - 정주영 : 아무런 기술과 자본 없이 조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선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둘째, 좁은 길에서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넓은 길에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N분의 1명일 뿐이다. 좁은 길에는 사람들이 귀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끈끈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진다.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좁은 길에서의 우정을 잊지 않는다.


L사장님이 퇴사를 했다. 급하게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L사장님 곁을 떠났다. 현직 시절에는 간이라도 빼 줄 것 처럼 했던 사람들도 어느 새 곁에 보이지 않다. K 팀장은 달랐다. 변함없이 L사장님 곁을 지켰다. L사장님이 회사를 떠났어도 예를 갖추었다. 수시로 퇴직한 사장님을 찾아뵙고 안부를 건넸다. 저녁에 술 자리에서 격의없이 술 한 잔을 나누었다. 이런 K팀장의 행보는 다른 재직중인 임원의 미움을 샀다. K팀장은 지방 한직으로 발령이 났다.

극적 반전이었다. L사장님이 복귀를 했다. 회사에 위기상황이 오면서 경영전문가인 L사장님이 복귀한 것이다. 유일하게 사장님 곁은 진심으로 지킨 K팀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임원으로 승진하게 되었고, 사장님의 최측근으로 복귀했다.


셋째, 좁은 길에 성장의 기회가 있다.  

'용의 꼬리가 될 것인가? 뱀의 머리가 될 것인가?'는 영원한 논쟁거리다. 나는 좁은 길로 가서 뱀의 머리가 기꺼이 될 것이다. 

나는 남들이 가기를 꺼리는 지역의 해외법인 주재원을 선택했다. 와서 일해보니 뱀의 머리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경영자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지루하지도 않았다. 



넷째, 좁은 길이 넒은 길이 된다.

엘론 머스크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업체가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좁은 길이었으나 지금은 전기차 사업이 자동차 산업의 넓은 길이 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 2000년 초반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동기들은 신탁투자회사, 카드회사, 은행에 몰렸다. 금융권 직장이 넓은 길이었다. 제조업체(자동차 회사)를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제조업체는 좁은 길이었다. 지금은 금융권으로 간 동기들은 거의 퇴사를 했다. 좁은 길인 자동차 회사로 온 필자만 살아남았다. 


다섯째, 좁은 길로 가는 사람은 '대체 불가'가 된다. 

넓은 길에는 사람들이 많다. 능력자도 많다. 넓은 길에서 우리는 여러 명 중의 하나일 뿐이다. 쉽게 대체 가능하다. 좁은 길에는 사람이 귀하다. 널리 중용되어 사용될 수 있다. 꾸준하게 일하다보면 대체 불가의 사람이 된다.

나는 직장에서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인사팀이라는 넓은 길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인사팀보다 좁은 길을 선택했다. 노무, 안전, 총무, 홍보, 교육, 글로벌 업무, 조직문화와 같은 좁은 길에 서서 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은 대체 불가의 사람이 되었다.




2008년 대리 시절 주말에 시간을 내서 대학원을 다닐 때였다. 나의 성실함을 좋게 봐준 대학원 선배가 이직을 제안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작은 기업에서 함께 일하자는 것이었다. 급여는 맞춰주기 어려우나 스톡옵션을 높게 주겠다고 했다.

지금 몸 담고 있는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 옮겨가는 것이 두려웠다. 나는 안정이 보장된 넒은 길을 선택했다.선배에게 대기업 직원으로 남겠노라고 말씀드렸다. 지금 대학원 선배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굴지의 IT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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