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조직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리자들의 리더십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리더십 육성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정기적으로 리더십 세미나도 진행한다. 왜 이렇게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리더십은 조직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관리자가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검증이 된 내용이다.
구글도 리더십이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관심을 가졌다. 2009년부터 2년여에 거쳐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를 진행했다. 훌륭한 관리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였다. 수 만 건의 인사 데이터와 수 만장의 관련 자료, 수 천 명의 인터뷰를 통해 누가 훌륭한 리더십을 가졌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2011년 3월에 발표된 최종 결과를 살펴보자. 누가 훌륭한 리더인지를 중요순서에 따라 배치하면 다음과 같다.
1. 좋은 코치이다.
(Be a good coach.)
2. 팀에 권한을 위임하고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는다.
(Empower your team and don't micro-manage.)
3. 직원들의 성공과 안녕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Express interest in employees' success and well-being.)
4. 생산적이고 결과 중심적이다.
(Be productive and results-oriented.
5. 의사소통을 잘한다. 의견을 경청한다.
(Be a good communicator and listen to your team.)
6. 직원들의 경력개발을 돕는다.
(Help your employees with career development.)
7. 팀에 대한 명확한 비전 / 전략이 있다.
(Have a clear vision and strategy for the team.)
8. 팀에 조언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 능력이 있다.
(Have key technical skills, so you can help advise
team.
구글이 2년에 걸쳐서 진행한 리더십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다. 어떠한가? 대단한 연구결과가 나왔는가? 그렇지 않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다만 리더들이 실천하지 못했을 뿐이다.
구글의 리더십 연구 결과에 나온 1번, 3번, 5번, 6번을 한 번에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것만 해도 뛰어난 리더라고 평가되어 진다. 아래에서 그 비밀을 공개하겠다.
필자는 사내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필자가 너무 잘난척 한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 사내 많은 직원들이 필자와 일하고 싶어한다. 실제로 사내 오픈 잡 마켓을 통해 제법 많은 직원들이 필자의 부서로 전근을 요청한다. 해외 주재원 시절 40개 부서 중 ‘조직 효과성 꼴찌 부서’의 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1년 만에 최우수 부서로 변모시켰다. 여기에는 비결이 있다.
‘직원들을 적는다’
정말이다. 정말 다른 것이 없다. 그저 직원들에 관련된 내용을 노트에 적는다. 그야말로 온갖 것을 적는다.
직원들의 이전 부서 경력, 전공, 가족(배우자 이름, 자녀 이름),
팀장과 나눈 이야기, 최근 관심사, 고민, MBTI, 혈액형, 남자/여자친구,
좋아하는 음식, 주량, 관심분야, 성격, 업무 지시할 때의 반응
적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적는다. 그 뿐이다. 그리고 가끔씩 들여다보면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박 과장이 김 부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리로 왔다. 김 부장의 업무 노트에 박 과장과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다. 김 부장은 노트를 살짝 훑어본다.
"박 과장. 요즘 OO씨(박 과장 아내 이름) 학교는 잘 다니시지? 태림이(박 과장 딸 이름)는 지난 번에 코로나 걸렸었는데 후유증은 없어?"
박 과장은 마음이 뭉클하다. 김 부장이 직장 상사가 아니라, 가족처럼 느껴진다. 세상에 하나뿐인 형처럼 느껴진다. 박 과장은 김 부장의 아내 이름은 커녕 자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미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가족들까지 마음으로 챙기는 리더에게 미안해서라도 업무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직원들의 성격, 행동을 메모하는 것은 업무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의 성격, 특성을 메모하면 직원의 행동 습관이나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업무 지시를 내리거나, 같이 업무를 진행할 때 세심하게 관리를 할 수 있다. 그 직원에 맞게 업무지시를 내릴 수 있다.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업무지시를 내려주면 부하 직원도 행동하기 편해진다.
아래는 실제 필자가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과 업무 태도에 대해 메모한 내용이다.
최OO 과장
- 업무 지시할 경우 배경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할 것, 업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필요. 공감만 하면 충분한 성과를 냄, 단 본인이 납득하지 못할 경우 기한 내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는 경우가 있음.
-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나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님. 말투로 인해 오해를 살 수 있음,
- 말투에 연연하지 말고 업무 중심으로 소통하면 반드시 성과를 냄
- 전임 팀장에게 낮은 고과를 받은 탓에 적극성 결여, 점차 좋아지고 있음, 본인도 변화 체감
정OO대리
- 몸이 아파도 출근해서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음. 건강을 항상 체크할 것
- 건강을 챙기도록 독려하는 것이 필요함.
- 2022년 최우수 직원 상 수상
윤OO
- 기획력이 우수함. 업무지시에 대해서는 항상 OK스타일이라서 업무가 과중하게 몰릴 수 있음
- 현재 하고 있는 업무관리를 해주어야 함
- 그동안 항상 높은 고과를 받음
차OO
- 승진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강함
- 주변에서 일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들림.
- 보고서를 잘 쓰나, 팀장이 시키는 것만 작성하는 경우가 많음.
-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으나 항상 수동적으로만 대응
- 성과를 내는 것이 부족. 업무 지시할 경우 디테일하게 알려줄 것
<요약>
뛰어난 리더가 되고 싶은가? 존경받는 리더가 되고 싶은가? 저절로 되지 않는다.
당신도 노력이 필요하다.
노트를 펼쳐보자. 당신의 조직 구성원들을 노트에 적어보자.
노트에 정보가 쌓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저절로 알게 된다.
구글이 2년동안 연구한 리더십 연구의 비밀은 직원들을 노트에 적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