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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철 Jun 16. 2024

옹심이 바프 도전기 (3)

운동까지 하라구요??  {스토리마이닝 with 스토리씽킹 연구소}

(3) Day 1


그렇게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뜬금포 바프가 시작되었다. 

이 와중에 굶고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사실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운동이라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며 운동 센터 문을 열었다. 


나는 아는 형님이 운영하는 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장을 처음 가보는 것은 아니었다. 

학창시절의 나는 축구 하면 항상 수비하거나 골키퍼 하는 아이였다. 

체육 실기 성적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몸치.


관장님이 나를 눈으로 스캔하며 첫마디를 날렸다.

”살을 빼야겠네.“

“네? 저는 덩치를 키우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해볼까 한 건데요.”

“마른 몸과 건강한 몸은 다른 거야. 형 믿고 따라와.”

첫 번째 충격이었다. 

난생처음 인바디 측정을 해봤다. 

몸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기계란다. 

평균보다 많은 내장지방. 평균을 겨우 넘는 근육량.


“마른 비만입니다.”

저 많은 지방이 어디 구석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 

내 몸에 내가 속은 기분이었다. 

전문가를 믿고 따라보기로 했다. 

한쪽 뇌를 빼고 모두 수용한다는 마인드. 

물론 마음 한쪽에는 ‘몸 안나오기만 해봐라!’ 치기 어린 마음도 있었다.



운동 1일 차. 

빈 봉을 잡고 가슴으로 밀어 올리라고 했다.

‘팔로 봉을 잡고 있는데 어떻게 가슴으로 밀어 올리라는 거지?’ 

내 생각이 들리는지 관장님이 계속 주문한다.

“팔로 당기지 말고 등으로 당겨.‘

계속 이상한 논리였다. 

‘손으로 봉을 잡고 있는데 팔에 힘이 안 들어갈 수가 있나?’


어떻게 잡는지. 몇 개씩 반복하는지. 몇 세트를 하는 건지. 

힘을 주라는 부위에 왜 힘이 안 들어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1시간이 지나갔다. 

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아니라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노동’ 시간 같았다.


첫날부터 지치기 싫어 식단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원래 밥 차려 먹는 것도 귀찮아했다. 

평일에 일하며 먹는 끼니는 나에게 넣는 연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남들은 힘들어한다는 식단이 오히려 나에게 빠른 효과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직 상표 이름도 기억난다. 

팜피아 스팀 고구마,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로 소분된 고구마로 꽉 찬 6킬로.... 4만 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미친 효율! 

이거다 싶었다.

식단은 끼니마다 정해진 양이 있었다. 

이 고구마를 딱 6알씩 먹으라고 했다. 

거기에 닭가슴살. 방울토마토랑 아몬드도 3알. 

전부 주문하고 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 

운동은 몰라도 식단은 잘 할 수 있겠다 싶어 배송일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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