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100만 원 넘는 성장앨범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뇌 경험담"을 썼었습니다(초록색 글을 클릭하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글 말미에도 밝혔듯 저는 성장앨범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요, 아이와 함께 하는 좋은 순간을 저와 남편의 독특한 시선으로 남겨 두기 위해서라고 썼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장앨범 대신 아이와의 순간을 어떻게 남기고 있는지 공유하려 합니다.
사실 특출난 건 없습니다만 100만 원 넘는 성장앰범 굳이 찍지 않고도 다른 대안이 없지는 않다는 점, 말씀 드리고 싶어서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핸드폰으로 여러장 찍고 포토북
제목 그대로입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에 집중하는 만큼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사진은 순간의 예술이라 하죠.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이 남긴 명언, "순간의 찰나, 영원의 풍경"을 담는거죠.
저는 욕심을 좀 더 내서, 퀄리티가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한 번은 인물 사진이 잘 나온다는 여친렌즈가 달린 DSLR 카메라를 사야 하나를 고민하긴 했었습니다(육아 블로그를 잘 하시는 분께 카메라 추천을 부탁드려 얻은 답이었습니다). 마침 동생이 그 카메라를 갖고 있어서, 시험 삼아서, 2주일간 그 카메라를 빌려 써봤는데, 굳이 안쓰게 되더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기억하고픈 순간엔 카메라보다는 스마트폰을 잽싸게 꺼내게 되니까요. 요새 나오는 스마트폰이라면 웬간해서는 해상도가 괜찮기도 했구요. 결국, 핸드폰으로 많이 찍어주고, 분기별로 3개월 간격으로 포토앨범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포토앨범 팁을 막간 드리자면, 사진 선별까지도 시간이 좀 걸리긴 합니다. 그때 그때 핸드폰으로 사진 확인한 뒤 표시를 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더 편합니다(저는 아이폰 쓰는데 사진 밑에 하트 표시를 누르면, "즐겨찾는 사진"항목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 thirdwheelphoto, 출처 Unsplash
그때그때 사진관에 간다
물론 전문가 수준이 아닌 이상 전문가가 찍은 사진과 아마츄어가 찍은 사진은 다를 것입니다. 조명 등 장비부터 시작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간헐적으로 동네 사진관에서 찍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잘 찾아보시면 컨셉 한 개 당 5만 원 안팎인 곳들이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식 할 때에도 스튜디오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요. 결혼식장 앞에 걸어둘 사진은 필요해서 동네 사진관에서 딱 한 장 찍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두어컨셉에 사진 액자까지 받는 걸로 해서10만 원 정도에 해결했던 것 같구요. 성장앨범 계약하면 일년 동안 매번 스튜디오에 가야 하는데, 완전 부지런한 분들이 아니시라면 아기 데리고 나가기에도 버거울 수 있습니다. 결국 양보다는 질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아기와 함께 기념이 될 만한 날에 잘 찍어두시면, 더 기억에 더 남을 듯 싶습니다.
"성장카드" 대신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저는 성장앨범 패키지 구매 대신 다이소에 가서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샀습니다. 단돈 3000원. 바로 '저만의 성장카드'를 만들기 위해서였죠(출산준비할 때 베이비페어나 산모 대상 행사 가면 성장카드를 주는 곳들도 있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저는 많이 다니지도 않고 성장카드를 따로 받지 못했습니다만, 저만의 성장카드는 바로 이런 성장카드에서 착안했습니다)
매번 기념할만한 일이 있을때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 아이 옆에 두고 찍었습니다. "나만의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유니크하고 무엇보다 돈도 안듭니다 ㅎ "동심"으로 돌아가 정성껏 크레파스 그림을 그려보는 체험을 할 수 있어요. 무엇이든 그릴 수 있고 어떤 글이든 크레파스로 쓸 수 있답니다.
© helloimnik, 출처 Unsplash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기가 자라는 순간 순간들을 담는 성장 앨범들, 꼭 스튜디오에서 "거금"을 주고 찍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연간 베이스로 성장 앨범을 찍겠다고 마음 먹지 않는 이상, 어쩌다가 방문한 스튜디오에서 덥썩 계약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중심을 잡고 가는 게 낫겠죠.
아기와 함께 하는 좋은 순간을 남기겠다는 "본질"에 집중하면 마케팅에 휘둘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촬영 장비, 비싼 스튜디오보다도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시선이 더 중요하다는 점, 잊지 말아주세요.
엄마. 여성주의자. 신문기자
이른 아침, 스벅에서 일기를 씁니다
유별나지 않게, 유난하지 않게,
아이를 기르고 싶습니다
일하는 엄마의 임신 출산 육아기는
매일 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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