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e Jun 21. 2019

숱한 까만 밤, 위안이 됐던 '맘카페 동지'들

임신과 동시에 제가 한 일은 맘카페 가입이었습니다. 또래 임신맘이 거의 없어서 정보도 부족하고 이래저래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전국구 맘카페' 맘*홀릭(다 아시져?)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위안과 위로 되었습니다. 아기가 백일전까지는 시도때도 없이 울었었습니다. 엄마 마음도 불안해지게 마련이죠.  


아이가 계속 잠들어 있으면

"아이가 이렇게 오래 자도 되나요?"


아이가 자주 깨면

"아이가 왜이렇게 자주 깨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이런 질문을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엔 초보맘으로서 안절부절 못했었습니다. 대체로 "원래 그래요"라는 딱히 솔루션을 주는 답변이 아니었는데도, 바로바로 올라오는 선배맘들의 댓글을 보고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 olegmagni, 출처 Unsplash


특히나 한밤 중 혹은 모두가 잠든 새벽에 당황스러울때가 많았습니다. 아기가 2시간 간격으로 울면서 깼고, 왼쪽, 오른쪽 물리고, 트름까지 시키고, (모자라면) 분유도 주고 가까스로 재웁니다. 벌써 1시간 넘게 시간을 들였는데도 저는 잠을 쉽게 못잡니다.  


당시 저는 어떻게 하면 모유를 잘 먹게 할 수 있지? 다른 맘들은 어떻게 했지? 이런 생각에 새벽 2시건, 새벽 4시건 맘카페에 SOS성 질문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올리면 올리기가 무섭게 하나 둘씩 댓글이 붙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인데도 말이죠.

댓글 내용이야 어쨌건 간에
나 혼자 밤에 안자는 게 아니는구나, 혹은 못 자는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에서
전국의 이름모를 맘카페 회원들에게
괜한 동지감, 안도감, 고마움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앞글에서도 썼지만 모유, 먹이면 좋지만 안먹여도 됩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모두가 잠든 새벽. 저 혼자밖에 없던 밤중에 저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해준 곳은 전국에 있는 수많은 맘카페 동지들이었다는 것이죠.

© AdinaVoicu, 출처 Pixabay


중고 매매도 빼놓을 수 없죠.  저는 굳이 새 물건, 비싼 물건 고집하지 않았기에  맘카페에서 물건도 많이 사고 물건을 많이 처분하기도 했었습니다. 임신 출산으로 생애 처음 겪어 보는 힘든 순간에,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서로 자발적으로 활발하게 도움주는 기현상(?)은 아마도, 한국에서 가능한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인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여전히 맘카페에 한번쯤은 접속합니다.


물론 맘카페에 좋은 점만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부작용도 적지 않은데, 이는 다음 글에서....


to be continued....


엄마. 여성주의자. 신문기자
유별나지 않게, 유난하지 않게,
아이를 기르고 싶습니다
일하는 엄마도 행복한 육아를!


매일 밤 뭐라도 씁니다

매일 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다음 글이 궁금하면 "구독하기"를

도움이 되셨다면 "하트"를 눌러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 성장곡선' 설명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