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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루리 Oct 11. 2021

하드보일드에 대해..

하드보일드란 직역하면 '완전히 끓인다'라는 뜻으로, 보통 달걀 완숙을 일컫는다. 이는 소설과 영화에선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인정받는데.. 흔히 비정파소설,영화로 불리어진다. 푸석푸석한 달걀완숙과 같이 말랑말랑한 감정은 버리고 오로지 사실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만 상황을 묘사한다. 대개는 작품의 장르로 구분지을 것이 아니라 표현기법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추리소설 안에서만 한정지어 본다면 여타 작품들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기에 엄연한 하나의 범주로 확장하더라도 무방할 것이다.  

 

1920년대 미국금주법시대의 사회적 배경이 작품속에 이입되었다고 보는게 맞다. 갱단과 마피아가 활개를 치던 시기이기에 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장르를 형성시켰다. 마피아나 갱단이 등장하는 영화나 서부영화와 같은 비정한 남자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들을 보라. 그들은 사적인 감정은 일체 배제한 채 냉철한 모습으로만 일관한다. 따라서 하드보일드에서는 추리물의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범죄자와 탐정의 심리대결에 비중을 두기가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도 추리소설의 가장 큰 재미라 생각하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덜하다고 생각하는 바 반감을 갖기도 했지만..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냉소적인 시선을 통해 독자 스스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충분한 매력도 가지고 있는 장르이다.  


하드보일드의 선구자적인 인물로 알려진 작가는 '더 쉴 해미트'이다. 1930년에 출간된 소설 ‘말타의 매‘ 가 상당히 유명한데 영화로도 제작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하드보일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후, 하드보일드소설을 시리즈로 출간한 작가들중 대표적으로 '미키 스필레인'과 '레이먼드 챈들러'가 상당히 유명하다. 특히 레이먼드 챈들러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어 하드보일드의 대표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마치 사진이 한장씩 넘어가듯 장면 하나하나가 편집되어 눈에 들어오는데 이런 문체적특성이 하드보일드의 성격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 하다.


하드보일드의 대표작가 레이먼드 챈들러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하드보일드 작가들의 소설 제목일 것이다. 폭력탐정으로 알려진 ‘마이크 해머’ 시리즈 (미키 스필레인 작)에서는 ‘내가 심판한다.’, ‘내 총이 빠르다’ 등.. 하드보일드의 성격을 제목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반면, 역시 비정한 뒷골목 세계 사립탐정의 대명사로 알려진 ‘필립 머로우’ 시리즈 (레이먼드 챈들러 작)는 작품의 제목들이 ‘기나긴 이별’, ‘안녕 내 사랑아’ 등으로 하나같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애틋한 감정을 느끼려거든 낭패를 볼 것이다. ‘안녕 내 사랑아’ 소설 내용만 들여다 봐도 사랑때문에 생기는 비극과 그것을 바라보는 탐정 '필립 머로우'의 냉철한 시각이 이토록 비정한 세계인 것인가.. 역으로 표현한 제목임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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