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민 Jul 08. 2023

소리의 힘

Mantra

 요가원에 며칠을 나갔을 땐가 보다. 수련 마지막 사바사나를 할 때 알 수 없는 말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처음 들어보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노래였다. 훗날 내가 요가 강사가 되고 회원들이 가장 많이 물어오는 공유지점이기도 했다. 산스크리트어로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는 만트라였다. 만트라는 진어로 구성된 신비로운 힘을 가진 문구들을 반복하며 우리 안의 신성을 일깨우고 밝혀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20대 후반 한창 돌아다닐 때 전라도 산골의 어느 한 아쉬람을 찾아갔다. 지금은 그곳이 모르는 이가 드문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그때는 요가원장님들도 잘 모르는 곳이었다. 한 선생님의 ‘나를 만나는 요가’ 워크숍에 참여하려 대구에서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택시를 타고도 한참 들어간 산골 한 곳에 아주 작은 다리를 건너자 짜잔 하고 나타난 아쉬람은 흙으로 만들어진 마당이 넓고 편안한 곳이었다. 그곳의 스와미지가 차려준 맛난 반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에 침이 고인다. 도시에서 간판을 걸고 세련된 인테리어의 요가원을 다니다 이러한 시골 자연 그대로의 공간을 만나자 신기하기도 놀랍기도 했다. 그때부터 어렴풋이 공간이 주는 기운에 대해 사고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놀라운 건 진행 방식이었다. 지금에야 요가에 대한 다양한 방식들이 흔하지만 그때는 아사나로만 수련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숲 속을 거닐기도 하고 처음 본 사람과 짝을 지어 서로의 눈을 10분씩 아무 말 없이 바라보게 하였다. 그리고 만트라를 한 시간 동안이나 반복하였다. 뜻도 모른 체 말이다. 그냥 하라는 데로 했다.


 숲을 걸으며 자연 속에서 편안해지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본 이의 눈을 마주하며 서로의 영혼을 바라본다는 것이 주는 위로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어깨가 아픈 엄마를 떠올리며 만트라를 불렀는데 한 생각에 몰입하고 나중에는 그 대상마저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요가라는 광활한 수행지에서의 본질을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그 후로도 종종 만트라의 진동을 몸 안 가득히 채우며 힘든 시간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산만하거나 부서질 때 그리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스스로를 보살피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있고 싶을 때도 그랬다.


그중 하나인 가야트리 만트라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들고나감을 통해서 인생의 균형은 이루어지네

존재를 빛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스러운 자신

우리 모두가 약간의 지혜를 사용해서 느낄 수 있다네 빛나는 지혜의 빛을.


 요가원에서 틀어주는 가장 대표적인 곡이기도 하다. 다양한 음원들이 있고 그중 Deva premal이 가장 유명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곡들을 부르는 이들 중에서 Daphne tse를 좋아한다.


 그리고 서울 요가페스타에서 수많은 요기와 요기니들이 함께 불렀던 invocation 만트라이다.



 당시 이런 만트라를 외고 있자면 어쩐지 마음이 이러한 문구처럼 될 것만 같았고 신성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있는 스스로가 마음에 들었다. 조각나 있던 내가 하나로 연결되며 삶의 주인으로 살자고 생각한 때 이기도 하다. 무엇도 할 수 없을 때 무엇이라도 하고 싶을 때 권한다 :)

매거진의 이전글 초췌한 시기에 받은 사랑스런 위로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