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아름다운 것도 있어. 내가 꼭 알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 많지. 알 필요가 없는 건 알지 않아도 되는 거지. 그러면 세상을 좀 더 여유 있게 살 수도 있겠지.
Sunha’s >>> 꽃, 가까이 보아야 예쁘다. 사람, 거리를 두고 보아야 아름답다. 집, 머물러야 그 멋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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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카프카의 말처럼 따뜻한 음식을 나누고 다정한 얼굴로 힘든 일을 위로하고 용기를 내고 타협을 하면서 그렇게 다채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듯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고 함께 음식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삶은 더욱 아름다워지는 게 아닌가 싶다.
Sunha’s >>> 일상, 우리는 집에 머무는 일상에서 시간 예술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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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스탕달의 말처럼 공간의 취향과 심리적 가치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아홉칸집'에서 느끼는 나무의 향기와 색감 그리고 목재가 방출하는 피톤치드는 알파파를 증가시키니 집안이 쾌적한 듯하다. 그런 순간 지급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감격의 사실을 음미하게 된다. 누우면 머리 위로 하늘이 펼쳐지고 창을 열면 바람이 갈대를 흔들어 대고 열정적으로 물든 단풍의 반짝거리는 이 아름다운 장면을 내 집에서 누리는 것이 앞으로의 삶이 더 평온해질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Sunha’s >>> 들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일,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 일, 구름과 안개와 이슬과 비를 구분하는 일, 쉬운 일인데 하지 못하고 지낸다. 어느 하루는 집에 머물며 이런 일을 하는 숙제를 해야 한다. 그렇게 머물 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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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떤 공간에 머무느냐에 따라 정서적 반응이 달라지고 또 공간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행동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아홉칸집'의 큰 창과 다양한 창이 마음의 창에도 영향을 주었다. 창을 통하여 빛과 바람 그리고 사람이 드나들도록 유도한 것이 나의 성격에도 여유를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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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그 무엇보다 특별한 존재입니다. 사람을 담고 함께 세월을 이겨나가기 때문입니다. 집은 당신의 몸과 마음을 보듬는 존재입니다. 집은 안전이고, 안락이며, 당신과 가족이 살아가는 세월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함께 공감해볼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지요.
Sunha’s >>> 어릴 적 나에게 집이란 벗어나야 하는 곳, 탈출하고 싶은 곳, 돌아가지 않을 곳. 지금 나에게 집이란 내 아이들을 머물고 맞이하고 쉬게 하는 곳, 내 친구를 들여와 배불리 먹이고 웃고 갈 수 있는 곳, 그리고 나 혼자 칩거하며 은밀한 속삭임을 쌓는 곳. 지금 나의 집은 즐거운 곳, 숨기 좋은 곳, 쉴 수 있는 곳입니다. 나에게 집이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