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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Apr 02. 2024

칩거와 애착을 벗어난 나의 본질

선하’s 후마니타스


여름과 겨울, 자발적 칩거를 선언하고 몇 주 동안 집에 머뭅니다. 일하는 사람이니 사무실과 집만 오갑니다. 그리고 은둔자의 삶을 즐깁니다.      


칩거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에게 당분간 모임에 참석하지 못할 것을 알립니다. 모두의 반응은 “또 시작이네! 도대체 집에서 뭐 하냐? 그냥 사세요~” 합니다.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겁니다. 바로 살기 위한 일입니다.      


나는 천성이 세상만사 궁금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마음과 정신이 들떠있습니다. 아직 체력적으로 크게 지치지 않아 밤낮으로 쏘다닙니다. 좌불안석하니 만약 역마살이 질병에 속한다면 나는 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겁니다. 나라는 사람이 이렇다 보니 스스로 브레이크를 가동하지 않으면 끝없이 질주할 겁니다. 과한 줄 모르고 과속 페달을 밟을 것을 압니다. 그래서 자진 멈춤을 선언합니다.      


그렇다고 집에 머무는 동안, 무위 독경하는 선인이나 낚싯대를 드리는 풍류에 젖어 있지는 못합니다. 그동안 미루었던 일을 꺼내고, 소홀했던 부분을 보충합니다. 나를 퍼뜨리지 않고 모으는 것입니다.      


집안 물건을 정리하고 집안을 정돈하며 비우는 일이 첫 번째 하는 일입니다. 필요해서 들인 물건이 쓰임을 끝냈다면 미련 없이 정리합니다. 선물로 들어온 양이 많은 것은 소분하여 다음 모임에 나누어주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보냅니다. 비우면서 다음 것을 채운다는 생각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텅 빈 충만은 나에게서 변질하여 만족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작년 겨울에는 칩거 대신 계획에 없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느꼈습니다. 공간에 갇혀, 나를 가두어야만 나를 멈추게 하고 나를 돌아보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머물던 세상 너머 새로운 곳에서 나를 찾습니다.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있습니다. 그곳이 방구석이든 산자락이든 바닷가든. 나는 떠남으로써 뒤돌아볼 수 있었고, 돌아옴으로써 희망을 그렸습니다. 지난 여행이 어느 때보다 좋았던 이유입니다.      



#월화수목금7:30

#책과강연기획자의아침생각

#동기부여자기계발비즈니스도

#결국은사람입니다

#선하’s후마니타스     


⚫ 애착과 집착     

⚪ 나를 위해 존재하는 물건은 내 일부다 

⚪ 나를 그 안에 가두지 마라

⚪ 경험의 본질은 나에게 있다

⚪ 나의 존재는 내 물건이 아니다

⚪ 물건은 유지 변경 소각이 가능하다     


⚫ 틀

⚪ 물건, 다이어리, 형태, 시스템, 매뉴얼

⚪ 시작과 끝(결과), 완주를 위한

⚪ 익숙하게 구체적으로 능숙해지려는  

⚪ 객관적이고 전략적인 활용다  

   

이정훈 <만다라차트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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