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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Apr 13. 2024

본질과 기본에 서비스를 더하다

선하’s 후마니타스


처음 학원 생활을 시작할 때 “나는 너를 가르친다” 우월감이 먼저였습니다.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다. 나에게 배우러 왔으니 내 식대로 따라. 뭐 그런 태도였습니다. 예상했던 수강생 등록에 원장님도 만족했으니 나는 이제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 이런 자만에 앞서 있었습니다.     


SKY를 졸업하지 않은 비전공자로서 입시 학원가에서 나름 선전했습니다. 이후 학원 커리큘럼을 꾸리는 교수부장에 이어 학원 전체를 도맡아 부원장을 거쳐 내 학원을 운영했습니다. 모두 프랜차이즈를 내걸고 서울에서 잘 나간다는 프로그램을 얻어 와 학원을 개원하던 시기에 나는 또 한 번 독고다이를 외치며 도서관과 소규모 맞춤 수업을 내세운 동네 학원을 지향했습니다.      


대형 쇼핑몰 사이에 골목 상권이 유지하듯, 대형 학원가 사이에 작은 학원 하나가 20년을 지키고 있습니다.      

학원시설을 신고하고 학원 운영증을 받을 때 알았습니다. 학원이라는 업종은 교육서비스였습니다. 학원이 가르치는 곳이라 교육에만 전념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교육과 서비스.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평행하게 배치되었을 때 내가 읽을 단어는 교육과 서비스가 아니라 교육서비스였습니다. 아니 강사 시절에는 학원장 마음이 없어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사가 가르치기만 하면 되지 다른데 신경을 왜 써? 강의실청소나 상담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처지가 되어봐야 안다고 학원을 운영해야 하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습니다. 학원 강사가 학생을 제대로 잘 가르치는 것은 아주 바닥에 깔린 기본입니다. 이후 내 학원 원장과 타 학원 강사를 병행할 때 이제는 가르침과 서비스를 함께 마음에 새겼습니다. 학생이 입실하면 반갑게 맞아줍니다. 집에서의 짜증과 불만을 강의실에 가지고 오지 않습니다. 성적이 향상되었다면 충분히 축하하고 내 주머닛돈을 털어서 보상해 줍니다.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가지고 온 학생에게는 내 처지를 빗대어 학생상담을 자처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참 사춘기에 민감한 이들의 부모님은 나를 중간에 내세워 서로의 문제를 조율해주길 바랍니다. 학생이 편안하고 안정되면 공부는 차후 문제입니다. 나를 믿고 온 학생에게 나는 최선을 다해 상담사 친구 보모 심지어는 감정 쓰레기통도 자처합니다.      


여기에 물리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집니다. 학원 실내장식과 조명 소품도 갖춥니다. 요즘은 스터디 카페와 학원 독서실을 선택하는 기준이 인테리어와 분위기입니다.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라고 돈을 주고 들어온 공간이 더욱 학습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공부하러 온 학생은 열정과 의지보다 지침과 비자발이 있습니다. 나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될 수 있다면 밝은 분위기와 면학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꾸밉니다. 학원 같은 딱딱함을 벗어나 집에 들어온 듯한 실내장식에 때때로 그림과 조명으로 기분전환을 합니다.   

   

식당을 운영한다면 음식 맛은 기본입니다. 동시에 분위기 청결 위치 친절이 따라와야 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식당 문은 언제 닫힐지 모릅니다.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되지,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정상에서 내려오는 순간은 노래 못해서 연기 못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사생활 문란, 인간성 논란, 바로 순간의 실수가 그들을 정상에서 끌어내렸습니다.   

 

모든 것은 본질을 가지고 있고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더불어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조건을 더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을 향하는 마음이며 동시에 비즈니스입니다.          



#월화수목금7:30

#책과강연기획자의아침생각

#동기부여자기계발비즈니스도

#결국은사람입니다

#선하’s후마니타스      


    


⚫겸손

⚪ 허리를 굽히고 나를 낮춤

⚪ 타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분리

⚪ 주변을 살피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변화, 적응

      

⚪ 나는 나로서 산다

⚪ 나를 그대로 보여준다

⚪ 애쓰지 않고 자유롭다


⚪ 남들이 원하는, 남들이 정한 잣대로 보이는, 삶에서 벗어난다   

  

나 자신은 한없이 작고 부족하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이끌었을지 모른다.

❞        

- 조디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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