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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Sep 01. 2024

기다림은 희망을 낳고

혼독함공ㆍ독서일지

혼독함공 독서일지 12,365

 책 : 기다림은 희망을 낳고: 아기, 결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 W 미디어 / 민선미

 꼬꼬무 :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성공한 사람,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위해 믿고 기다려주는 엄마인가요?


1년 전, 난임 부부였다는 그녀를 만나고 돌아온 날, 인터넷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써넣었다.


#난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유행한다는데, 연애감정을 더 느끼려고 피임한다는 신혼부부가 늘었다는데, 아이 하나 키우는 게 경제적으로 어려워 남자는 아예 정관수술을 강행했다는데.


어디선가 누군가는 울고 있었다. 난임의 고통으로부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며 아픈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아기를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부부가 한 이불 덮고 살면 당연히 아이는 생겨나겠지 했다. 누구나 난임이라는 말은 거북했고 ‘설마 나는 아니겠지’ 생각했다. 어떤 엄마가 될지 상상했지만, 엄마 그 자체가 되기 힘들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보통의 결혼 축하 선물이었을 아기를 받지 못한 그녀.


세상의 시선에 지쳤고, 지쳐가는 가족에게 좌절하는 날이 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버티고 기다렸다. 확신 없는 그 종착역을 향해 길고 긴 마라톤을 했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홀로.



아파트 화단의 꽃들과 파란 하늘이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편안히 반겨주었다. 꽃들은 내게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내가 잠시 넋이 나간 듯이 있어도 그대로 지켜볼 뿐 임신하지 못하는 나를 재촉하지도 보채지도 않았다.

사람은 표현으로 안부를 주고받지만, 자연은 무슨 일이냐고, 왜 이제 왔냐고 묻지 않고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이제야 깨달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처럼 나를 기다리기나 한 듯 뒷산을 오르며 만나는 나무와 풀꽃은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한 줄.


임신테스트기의 한 줄을 읽어야 하는 일은 언제나 고통이었다. 익숙해질 법도 할 텐데 눈가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림에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었다.


두 줄.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그토록 바라던 소원. 기다림은 희망을 낳았다. 그렇게 ‘아기’는 선물처럼 그녀 품에 안겼다.


7년의 기다림은 난임 부부에게 아기를 안겨주었다. 다시 3년의 기다림은 민선미를 낳았다. 이제 그녀는 당당하게 엄마로서, 작가로서, 결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아기!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주는 선배 엄마가 될 것이다.


p.s

(8월 30일 토요일 #책과강연 #비즈인큐 <쓰는 기쁨> 강연자로 무대 위에 섰습니다.)

오늘 아침 그녀가 울었다.

그녀의 울먹임에 나는 가던 길을 멈추었다.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먼 곳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느낄 뿐.

그녀가 눈물을 훔친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가 눈물을 닦았다.

그녀가 다시 웃었다.

나는 가던 길을 다시 나아갔다.


#민선미, 오늘 그대는 멋지고 멋졌어.


#옆집언니로부터...




#혼독함공독서일지

#예쁜책초판본양장본재독하는낭만독자

#정리도서평이된다면정약용초서처럼

#책도스포일러가있다면작가님실례하겠습니다

#이많은책을왜읽지요?

#그몇줄을이해하기위해서!

#책보다재밌는거있으면그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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