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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Sep 07. 2023

책은 비즈니스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쓰는 자의 일상 철학 069 


1.

나는 기록, 정리, 낙서, 메모 등 어떤 식으로든 적어두는 것이 취미이자 습관입니다. 요즘은 거의 핸드폰이나 노트북에 써서 저장합니다. 시간을 들여 그것들을 소재나 주제별로 묶어 서랍에 넣어둡니다. 보통 하나의 주제가 100장 이상이 되거나 책 분량이 된다 싶으면 대학교 근처 인쇄소에 갑니다. 디자인 없는 내지보다 조금 더 두꺼운 색지를 표지를 만들고 두 권 제본을 합니다.


<도서관 한 달 살기> <하자, 많은, 여행> 여행 에세이, <스님의 서가> 법회 기록 일지, <365 나의 하루> 일기장 시리즈, <Three girls go to Newzealand> <Shall we essay, boy?> 두 아이의 해외여행 영어 에세이.

그렇게 해서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은 <<서점에는 없는 책>> 출판사 이름처럼 도서 바코드가 없는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책이 되어  우리 집 책장에서 꽂혀 있습니다.


2.

나는 책을 내고 작가가 되기로 다짐했을 때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첫 책은 엄마여야 해! 그래서 엄마책 속엣말 <눈물나는 날에는 엄마>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하고 싶은 다른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들려줄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나는 책 쓰기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좋았고 그 시간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연습을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입니다. 그러나 책을 낸다는 것은 자본, 비용, 시간, 정성을 내는 것입니다. 단순히 글쓰기와는 다릅니다. 처음 출판에이전시와 상담을 했을 때 그곳 대표와 주고받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그때 그는 책을 비즈니스 도구로 삼아라 했습니다. 그때는 싫어요,라고 단칼에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변했습니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뭐 그런 격입니다.


엄마 에세이를 내고 보니 이 책으로 할 일이 생겼습니다. 북토크를 열고 후기 댓글과 소감을 듣는 자리에서 독자가 듣고 싶은 것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단절되었던 나의 경력과 경험치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그때처럼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작가로서 비즈니스를 열 것 같습니다. 작가는 직업란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와 다른 또 하나의 비즈니스입니다. 나에게 책은 비즈니스 도구가 아닌 목표입니다. 


3.               

최근 두 번째 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첫 책 북토크를 일부 마무리하려고 생각해서 끝인사를 두 번째 책 북토크에서 만나요로 끝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책을 준비하는 내내 나를 방해한 것이 있습니다. 지난 3개월 간 북토크에서 영감 받은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를 즐겁게 하더니, 결국 하나로 연결되고 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틀 안으로 나의 관심과 집중이 벗어나지 못하고 배회중입니다. 엄마책 속엣말의 뒤풀이가 어떤 독자들에게는 꽤 신선했나 봅니다. 요즘 관심사가 웰빙 웰다잉이니 나의 그런 취지를 담은 에피소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북토크 후 댓글과 감상 후기에서 많이 언급된 이야기를 보완하여 다음 토크에 활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쪽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는다지요. 두 번째 준비 중인 책 사이로 이번 프로젝트가 끼어들었는데 당최 나갈 생각이 없습니다. 두 번째 책이 끝나면 바로 세 번째 책을 준비하려고 초고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이 책도 다음으로 밀릴 예정입니다.                


여기에 출판사 에이전시가 강력 추천한 학원 강사 20년 상담일지를 풀어보라는 출판 기획도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때, 나는 학원 이야기는 안 써요!라고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노트북을 켜고 한글 파일을 열어 스크린 한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학생 교육 상담과 입시 컨설팅, 강의. 언제나 하나만 하는 법은 없습니다. 15년 경력 안에서 입시전쟁을 겪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강조하고 싶은, 평범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할, 궁금한데 묻지 않는, 안타깝지만 대안이 없는, 그렇게 크고 작은 웃기고도 슬픈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졌습니다.                         


4.     

당장은 사람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로 글을 쓰겠지만 곧, 어쩌면 동시에 자기 계발 분야에서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과 관련된 책을 쓸 것 같습니다. 앞으로 5년 학원 일을 유지하겠지만 끝나는 시점에서 책으로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관심을 두었던 웰빙 웰다잉 관련 프로젝트를 좀 더 구체족으로 진행해 볼까 합니다. 이 또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결과를 이끄는 대로 편집하여 책으로 낼 예정입니다.                


나는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쓰고 싶었나? 혼자 묻고 답합니다. 나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보이는 행동과 말을 지켜보고 반응을 경험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웃겨서 재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 저럴까?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게 즐겁습니다. 우선은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5.

그 시작은 엄마였습니다. 그래서 첫 책도 엄마가 주인공이었습니다. 다음은 나를 쓸 겁니다. 내 주변 사람, 내가 만나는 사람을 쓸 겁니다. 그들은 바로 나이고 나의 반영입니다. 엄마와 내가 끝나면 딸에 관해 쓸 것입니다. 아마 딸이야기는 단순 에세이가 여행 관련 에세이로 진행할 겁니다. 3대 이야기가 끝날 무렵 나는 지금 쓰고 있는 초고, 글쓰기에 관한 책을 낼 것입니다. 그러면 5년은 흐를 것 같습니다. 그즈음 나는 20년 학원 일을 정리함에 담듯 글로 담아낼 것입니다. 앞으로 5년 나의 글쓰기, 책을 위한 글쓰기는 이렇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위에 열거한 다섯 권의 출간 예정인 다섯 권은 대부분 초고가 만들어진 것들이라 제목도 생각해 두었습니다.                

- 99인의 인터뷰, 친애하는 당신     

- 쓰는 자의 작은 철학, 읽으려고 씁니다     

- 딸아!!! 하자, 많은, 여행     

- 웰빙 웰다잉 나인스 나인, 나는 내일 죽습니다      

- 스님의 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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