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형의 관계 오답노트: 왜 나는 늘 상처받을까?

불안형의 관계 오답노트 에필로그

by 민써니

나는 스스로를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간단한 애착유형 검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 결과는 ‘혼란형’, 그리고 그중에서도 ‘타인 우상화형’이었다. 유형 이름부터가 너무 나 같아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나는 연애를 하면 말도 안 되게 나를 갈아넣는다. 쉽게 헤어지지도 못하고, 감정적으로는 상대에게 많이 의지하면서도 내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상대가 하는 말은 무조건 맞다고 해주고, 리액션도 열심히 하고,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온다. 내 사랑을 정말 쥐어짜서 주는데, 그걸 감사해하지도, 돌려주려 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상처받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그래서 마지막 연애가 특히나 버거웠다. 상대는 회피형에 가까웠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머리부터 옷까지, 모든 걸 자기 스타일에 맞추라고 요구했다.


"도대체 네가 뭔데?"
"솔직히 내가 잘해준다고 네가 객관적으로 잘나서 그런 것도 아니거든?"
"결점투성이에 콤플렉스 덩어리면서, 나보다 9살이나 더 많으면서 왜 나한테 이래?"

연애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같이 있는 모든 순간,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 하고 의문이 들었지만, 정작 나는 그 잘못과 원인을 내 안에서 찾으려 했다.


"내가 더 잘해주면."
"내가 더 사랑하면."
"혹시 내가 오빠를 이렇게 만든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도저히 끊어낼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고마워하기를 바랐고, 나에게 매달리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그러나 결국, 나는 카카오톡으로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았다.


심지어 그것도, 8시간 넘게 잠수를 타는 그에게 ‘도대체 왜 이러느냐’며 화가 난 메시지를 잔뜩 남긴 후에야 겨우 받은 통보였다.


이별 후 나는 연애를 쉬면서 ‘이제는 나만 챙기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나는 왜 항상 이런 연애를 하는 걸까?"
"왜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끌리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관계 오답노트’를 써보려고 한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고, 그들은 나에게 왜 그랬는지.


연애뿐만 아니라,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옛 친구들, 때로는 오해도 하지만 없으면 못 사는 절친들, 회사 동료들, 가족까지.


내 모든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며,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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