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하나에 5만 원?! 유럽 교환학생 첫 인종차별.

써니는 참지 않지! 세상을 배워가는 첫 홀로서기 이야기.

by 민써니

2023년 2월 18일


https://brunch.co.kr/@queenrin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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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안녕하세요. 제가 Sim Card를 찾는다고 했는데, 캐셔분이 이걸 추천해주셨어요. 분명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맞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알고 보니 기프트카드였어요. 영수증도 있고 방금 산 거라 환불 후 Sim Card로 바꾸고 싶습니다.”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금발머리 직원은 독일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댔다.

그래서 순간 당황한 나는 조심스레 부탁했다.


(영어) “죄송하지만, 제가 독일어는 잘 못해요. 영어로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돌아온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나도 영어 잘 못해. 뭐 어쩌라고.”

순간 황당해서 멍해졌다.


“영어 잘 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불러주신거라고 들었는데요?”

“니가 영어로 말하니까, 나도 독일어로 한 거야. 뭐 어쩌라고.”


분명 영어가 가능했음에도, 귀찮아서 배째라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그제야 눈치챘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버티니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거였다.


하지만 나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독일어 번역기를 켜서 내 사정을 적어서 전달하자, 그녀는 급히 태도를 바꾸며 다시 영어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상황은 알겠어. 근데 해결은 못 해. 그냥 유심 새로 사고, 아까 산 기프트카드로 충전해서 써.”

맞다, 그녀는 분명 영어를 잘했다. 다만 나를 무시하고 싶었을 뿐.


솔직히 너무 화가 났다. 물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겠지만, 두 번이나 “Sim Card 맞냐”고 물었을 때 분명 “맞다”고 했던 건 빨간머리 캐셔였다. 결국 사과 한마디도, 문제 해결도 없었다.


1시간 넘게 실랑이를 벌인 끝에, 나는 지쳐서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Sim Card를 다시 구매할게요. 대신 개통은 확실히 해주세요.”


금발머리 직원은 마지못해 유심을 내밀었고, 끝내 개통까지 해주었다.

(사실 개통도 안해주고 나를 그냥 돌려보내려고 하길래 내가 다시한 번 개통을 요청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정말 쉽지 않은 하루였다...ㅎㅎ)

그제야 겨우 기숙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몸으로 치고받고 싸운 것도 아닌데, 온몸이 녹초가 된 기분이었다.


퇴근한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며 상황을 설명하자 부모님은 탄식하셨다.

하지만 마지막엔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그냥 당하지 않고 네 권리를 지켜낸 건 잘한 거야.

그제야 조금 마음이 풀렸다.


꼬르르륵—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제대로 먹은 게 없었다. 그래서 드디어 인생 첫 요리를 시도했다. 그런데… 결과물은 충격적이었다.

감자는 알감자를 사와서 30분을 삶아도 안 익었고, 계란후라이는 비주얼이 참담했다. 호밀빵은 한 입 베어물자 턱이 아플 정도로 딱딱했다. 버터밀크는 그냥 상한 우유 맛이 났다.


“아 진짜 왜 이래…!”

집 나오면 고생이라더니, 이게 바로 그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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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위로가 된 건 Spar에서 산 거대한 크로아상. 적어도 그건 괜찮았다.


‘내일부터는 어떻게 먹고 살지…?’

처음 맞닥뜨린 유럽의 벽은 그렇게 찾아왔고, 나는 그날 저녁, 배고픔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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