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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써니 Nov 14. 2023

세계 최고 지성인들도 피해가지 못한 '삽질 이야기' ⛏

[서평: 과학자의 흑역사]

과학자의 흑역사
저자: 양젠예 / 출판: 현대지성
"원래 진지한 이야기 보다는 여담이 더 재미있는 법!"

: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꽤나 깊은 인사이트 (통찰력)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

솔직히 말하자면 '나름 상식'이 있어보이려고 다운받은 책이었다. 유명 과학자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으면서 유며있게 '야 너 이런거 알아?ㅋㅋㅋ'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를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책의 첫 챕터를 미처 다 읽기도 전에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유용하고 재미있으며 유머러스하고 진행 방식 또한 흡입력있다고 느껴졌다.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나처럼 조금 아는 척 하고픈 사람들 모두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인 것 같다.


어쩌면 과학사에서 과학자가 거둔 성공보다 그들이 저지른 각종 실수와 실패가 더 흥미진진하고 교훈적일지도?


나의 중요한 발견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부터 나왔다.

영국의 저명한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나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부터 나왔다."


비슷한 교훈으로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 또한 자신의 저서 [The Growth of Biological Thought]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과거의 실수를 배워야만 철저하고 완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실수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수에서도 배울 수 있다."


나 또한 이들의 의견에 100번 동감한다. 훌륭한 과학자들일지라도 실수가 없을리 없고 우리는 어쩌면 그들의 업적보다 실수에서 삶의 지혜와 지식을 얻게 될 수 있을 것 이다. 그들조차 피해가지 못한 삽질⛏️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과학을 안 좋아하는 사람도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의 참 매력 포인트는 먼저 우리가 알만한 이론 혹은 유명 인사를 Chapter의 제목에서 언급하고 또 주요한 내용을 들어가기 전에 그들과 관련된 짧은 명언이나 스토리를 언급한다.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나)일지라도 이미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상 최소한의 과학에 대한 관심사 혹은 유명 과학자에 대해서 알고픈 학구열이 있으리라. 그렇기에 이러한 짧은 언급은 독자에게 미리 어떤 내용을 다룰지 스포를 해줌과 동시에 다음 챕터를 읽기 전 짧은 환기가 되어주기도 하는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몰입감이 높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호킹 또한 피해 갈 수 없었던 '인성 논란'?!

본격적으로 몇몇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기 전에, 추가로 책의 전개 방식 또한 빠뜨릴 수 없는 것 같다.

책에서는 일방적으로 유명 과학자들의 실수에 대해서 언급하기 보다는 그들의 실수와 관련된 업적 등을 사전에 언급한다.

대표적으로 스티븐 호킹의 인성논란 이라는 테마로 그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Chapter01. 호킹이 이런 짓을 하다니!

이 챕터에서는 호킹의 삶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한 후 우주학과 관련된 그의 연구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안드레이 린데의 우주 팽창이론에 대한 토론을 시작으로 소위 말해 인성 논란이 터진 사건을 자연스럽게 언급한다.

1981년 호킹은 모스크라블 방문했는데 그때 안드레이 린데(Andrei Linde)라는 물리학자를 만난다. 그는 자신이 연구 중인 우주의 행창 이론을 호킹에게 들려주었고 호킹의 의견에 따라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였다. 그 후에 호킹은 곧바로 미국 필라델피아로 날아가 토론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헨실베이니아대학교의 젊은 물리학자 폴 스타인하트(Paul Steinhardt)와 우주 팽창 문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테인하트의 입장에서는 호킹의 무책임한 말에 몹시 분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일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따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명예와 연구 업적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터너(Turner)와 배로(Barrow)가 초안을 보고 스타인하트의 공로를 내용에 추가해야한다고 건의했다. 스타인하트와 린데는 각자 독립적으로 우주의 새로운 팽창이론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킹은 스타니하트의 이름을 빼고 호킹-모스의 이름으로 된 논문을 참고자료에 넣으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호킹이 오해했던 듯 하다. 그래서 스타인하트가 공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스타인하트가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된 후에 그에게 자신의 수첩(필라델피아에서 강연을 듣기 전부터 이미 새로운 팽창 이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는 동시에 호킹이 린데의 새로운 사상을 토론회에서 언급한 적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과 편지를 호킹에게 보냈다고 한다.


필라델피아 토론회에서 나는 우주팽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린데의 이론을 언급했다. 당시 청중 가운에 스테인 하트가 있었다.
(····)
나중에 스테인하트는 나에게 논문을 하나 보내주었고 그것은 린데의 이론과 매우 유사했다. 나중에 스테인하트는 내가 당시 린데의 이론을 설명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게다가 그들이 논문을 거의 완성한 시점에서야 린데의 논문을 읽었다고 말했다.

호킹은 그의 공을 그제야 (1982년)에서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1988년 호킹은 '시간의 역사'라는 책을 출간하며 이 일을 위와 같이 언급했다.

즉, 스타인하트의 독립된 공로를 1982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을 전면 부정한 것 이다.

이 일로 스타인하트의 명예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고 미국의 정부과학기금에서는 그에게 연구비 지원을 중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호킹은 후에도 스타인하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를 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개성이 뚜렷한 만큼 부정적 측면 역시 크게 드러난다. 어떨때는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삶의 흐름을 원래의 방향에서 멀어지게 한다."


목차가 상당히 이목을 끄는구만 그래~

*골라서 읽는 재미 극대화*


"책을 왜 읽어? 사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요구되는 인재는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에서도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닐까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직접 읽고 생각하는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씩이라도 직접 책을 읽는 연습이 필요할텐데 나만의 방법을 추천하자면, 전자책 어플을 결제하기. 혹은 알라딘과 같은 중고책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본인의 매력을 끄는 목차부터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마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미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런 타겟 독자들의 맘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저자 혹은 번역가들도 목차 또한 매력적으로 적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또 평소 과학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도 재미있게 골라읽기 좋은 목차를 가졌다고 생각이 든다.

천문학자, 생물학자, 수학자와 같은 학문적인 분야별로 챕터의 구분을 지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유명인사들도 많기 때문에 자연과학 분야에 관심이 적은 사람(=나)들에게도 보다 접근성이 낮아지지 않았나 싶다.


또 하나 재밌는 이야기는, 이 책의 목차를 잘 활용해 본인이 관심가는 것부터 읽는 과정에서 본인의 새로운 관심사를 찾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내가 생물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줄 몰랐으니까.


의심 그 자체가 편견에 가려져 있다면, 이 강력한 무기는 수 많은 천재를 목 졸라 죽일 수도 있다.

책 '과학자의 흑역사' 中


의심이란 과학자들에게 무척 훌륭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의심을 통해 우매함, 잘못된 지식, 편견을 깨부순다. 그러나 의심 그 자체가 편견에 가려져 있다면, 이 강력한 무기는 수많은 천재를 목 졸라 죽일 수도 있다.

내가 생물학 파트를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말 눈 앞에서 역사에 이름을 올릴만한 자신의 기회를 날려버린 과학자들의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뭔가 굉장히 우리의 일상이나 생활상과 굉장히 맞닿아있는 것 같으면서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달까?

그 중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2개 정도가 있다.  


    19세기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이자 당시 생물학계에서 '독재자'로 불렸던 '조르주 퀴비에(Georges Cuvier, 1769~1832)'  

: 퀴비에는 근면성실함으로 뛰어난 연구 업적을 쌓았고 자연사 박물관에서 일한지 3년만에 '동물의 자연사에 대한 기본 표'를 발표했다. 그 외에도 그는 오랫동안 연구해온 대량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나의 동물 안에 있는 모든 기관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비교 해부학은 생물학 연구의 지평이 넓어지고 기초가 견고해졌다.

 하지만 그는 종의 불면을 주장했고 종의 변종을 우연히 얻어진것으로 보았으며 모든 종을 독립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진화론은 몹시 혁명적인 이론으로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기치를 높이 치켜들자 유럽 전역이 충격에 빠졌었다. 이처럼 진화론이 혁명적인 이론이었던 탓에 퀴비에는 감히 이를 주장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결국 그는 지식의 혁명가는 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리학과 생물학을 모두 마스터한 막스 델브뤼크 (Max Delbrück, 1906~1981). 생명의 비밀을 알아낼 뻔 했지만 그 직전에 실마리를 놓쳐버렸다?!  

: DNA가 유전 물질임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를 나타낼 위대한 실험을 완성했지만 정작 그는 DNA가 유전 물질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그 부분을 지적했을 때도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이후 생략...)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천재들도 마음가짐에 따라 일생 일대의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니!

뭔가 만화책을 글로써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챕터여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게 1그램의 자비를...!

*나의 한 줄 평*


과학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게 이 책에 대해서 남길 수 있는 한 줄 평 중에서 가장 명백하고 뻔한 내용 같을 수 있지만!

대신에 가장 간결하게 이 책을 추천하기도 좋은 문장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보다 흔하지 않은 한 줄 평을 써보기 위해서 위와 같이 평을 남겼다.

과학이라면 치를 떨었던 사람들도, 과학적 지식이 1도 없던 사람들도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서 이 책의 첫 장을 넘겨준다면 '과학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책에게 1그램의 자비를 베풀어주기를!!!


2023년 11월 14일 올해의 열번째 독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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