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사람

내 옆에 사람이 없다는 거.. 그것만큼 비참한 것은 없다

by 퀸스드림

추석 연휴에 친구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다. 코로나라 그런지 미용실은 한산했다. 그런데 조용했던 미용실 밖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머리를 말다가 친구가 뛰어나가 봤다. 그랬더니 그 건물 옆 건물 사는 아주머니가 어느 운전사와 큰소리로 싸우고 계셨다. 싸우는 이유인즉 어느 분이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있었다는 것에 아주머니가 뛰어나와서 차를 빼라고 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성이 오가게 된 것이다.




친구에게 들어보니 그 아주머니는 이런 사건을 자주 일으키는 것으로 매우 유명한 분이셨다. 그런데 그분에게도 딱한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그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도둑이 그 아주머니를 치고 도망을 갔다고 한다. 재정적으로 손해를 본 것은 없었지만, 워낙 놀란 가슴이라 그 이후 그 집 건물 전체에 CCTV를 설치하고 아주머니는 하루 종일 CCTV만 보고 있다가 집 주위에 차를 세우거나, 누군가가 있으면 쫓아 내려와 뭐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이 그분의 사정을 알고 딱하게 봐줬다가 너무 자주 심하게 구는 아주머니를 보며 이제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건물 앞에 잠시 정차하는 것도 뭐라고 하고, 그 앞에서 담배 피우는 것으로 쫓아 내려와 뭐라고 하다가 매번 큰소리로 싸우게 되고 나중에는 경찰까지 부르는 일이 잦자 이제는 사람들이 그 아주머니를 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용실이라 주변의 사소한 일도 모두가 공유하게 되어 나도 얼떨결에 그 아주머니의 사정까지 듣게 되었다. 미용실에 있는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너무나도 예민한 그분과 마주치지 말아야지 하며 피해 다녀야겠다고 했다. 친구도 그 아주머니 때문에 영업에 방해가 될 때가 많다고 하면서 마주치지 않기를 희망했다. 아마 더 많은 사연들이 있겠지만, 그분은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 외롭게 사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누구인 줄 아니? 자신의 옆에 사람이 없다는 거... 그것만큼 비참한 것이 없단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란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가 베풂이 없다. 그 사람한테 가면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도 그 사람 곁에 가지 않는다. 얻을 게 없다는 게 꼭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사람 곁에 있으면 따스함을 느낀다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얻을 수 있는 것 중 하나이다. 기본적인 나눔이 없으면 아무도 그 사람 곁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분도 이웃들에게 자신의 공간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베풂이 있었더라면... 사람들이 일부러 피해 다니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좋지 않았던 사람들의 평가를 보면 “그 사람은 자기 돈으로 커피 한 잔 산 적이 없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꼭 무언가를 얻어먹어야 성이 풀리는 건 아니다. 특히나 직장 생활에서는 기브 앤 테이크가 없으면 관계 맺기가 힘든 것이다. 나한테 얻으려고만 하지 받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관계 맺는 것을 꺼려하게 되고, 결국에는 가장 먼저 관계를 끊는 사람이 된다.




나눔을 아는 사람들은 현명한 사람이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거나 좋은 인상을 풍기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나눔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무언가를 얻으려고 나눔을 하는것이 아니다. 그것이 몸에 베였고, 그것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나눔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들인것이다.


나눔은 돈이 많거나 물질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마음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나의 시간, 관심, 공간, 커피 한 잔 그 외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작은 일부라도 나눔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출근할 때 아침을 먹지 못해서 뭔가 작은 빵이라도 살려고 하면 이제는 사는 김에 몇 개를 더 산다. 그리곤 아침을 먹지 않고 오는 직원들에게 하나씩 건 내준다. 비싸 봤자 몇 천 원이다.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때 내 커피 한 잔만 사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한 잔 더 사서 사장님을 챙겨드리기도 한다. 사장님께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리는 건 전혀 아니다.




내 것 사는 김에 하나 더 사서 나눔을 하는 것이다. 나에게 월급 주는 사장님. 회식 때나 밥 먹을 때 당연히 회사 카드로 내는 것이지만 결국 사장님 카드다. 늘 사장님은 직원에게 사 주는 사람인 것처럼 인식되어 있는데, 2~3천 원 하는 커피 한 잔 직원이 사장님 사 드릴 수도 있다.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다. 내 돈이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돈도 소중하게 생각하면 된다. 그 작은 생각이 행동을 바꾼다.




내가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된 건 육아를 하고 나서부터 인 것 같다. 그전에는 정말 나밖에 몰랐던 사람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주변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해 본 시간들이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을 성숙하게 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그 아줌마가 자신의 공간을 사람들에게 나눔을 했더라면, 사람들은 최고 그분을 피하면서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커피 마실 때 내 옆에 있는 사람까지 생각했다면 최소 그 사람은 나를 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내 옆에 사람이 없다면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 봐야 한다. 사람이 많아야 좋은 건 아니지만, 정말 사장님 말씀대로 늙어서 내 옆에 사람이 없다는 것만큼 비참한 것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