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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스드림 Nov 10. 2021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렴.

두 주먹 불끈 쥐고 그냥 해 보는 거야!

사랑하는 딸! 엄마야!


엄마가 다시 편지를 쓰네. 네가 하고픈 말이 정말 많은가 보다. 다시 쓸 줄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네가 하고픈 말들이 계속 떠오르더라. 네가 읽어주면 고맙고 아니면 엄마 혼자 종이에 쏟아놓는 걸로 만족할게.



엄마가 다시 네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그게 언제였냐면 네가 좋아하는 ‘미스트롯 2’ 결승전을 앞두고 있을 때였어. 엄마는 텔레비전을 잘 안 보잖아. 그런데 네가 할머니랑 있다 보니 미스트롯 2 팬이 되어 버린 거야. 목요일 10시면 엄마에게 졸라서 “보고 자면 안 돼?” 하고 졸랐단다. 엄마도 그 마음 알지... 네 나이 때 텔레비전이 얼마나 재미있는 줄...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끝나니까 재방송으로 다시 보자! 며 너를 달래 재우는 데까지 엄마도 쉽지 않았음을 미리 이야기해 둘게.





엄마가 이 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는 그 안에서 네게 하고픈 말이 있기 때문이야. 한 탈락자가 있었는데, 정말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더니 결국 최우승까지 한 이야기지.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방송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보였단다.


학교 폭력 문제로 준결승에 올라간 한 후보가 스스로 내려와야 했고, 방송하기 20시간을 앞두고 한 후보자가 선정되어 준결승에 진출하게 된 거야. 여기까지만 해도 기적과 같은 일이지 않니? 여기서도 엄마는 또 한 번 느꼈단다. 정말 나쁜 일 하면서 살면 안 되겠구나. 스스로 내려와야만 했던 사람도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를 하며 살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엄마는 이것만 봐도 신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쩜 그렇게 타이밍이 딱 들어맞을 수 있을까? 아무리 우연이라고 해도 그녀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때에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니? 아무리 나의 죄를 손바닥으로 가리려고 해도 다 드러나는 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더라.






딸아... 죄짓고는 못 산다. 다른 사람에게 해코지하면 그게 어떻게든 네게 다시 온다는 것을 잊지 말렴. 꼭 좋은 씨앗을 뿌리길 바래. 네가 지나간 곳에 너의 아름다운 향기가 나길 바란다. 엄마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 Giver 정신!!! 먼저 베풀 것. 영어에서도 Give & Take이지 Take & Give는 아니란다.



암튼! 다시 이야기의 초점으로 돌아가서!! 그녀는 20시간밖에 남지 않았지만 전혀 모르는 곡을 처음부터 연습해야 했고, 같이 하는 경연자와 동선과 춤을 맞춰야 하는 등, 도저히 20시간 안에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해야만 했었다.



“도전하시겠습니까?”라는 작가님들의 말에 그녀는 고민을 하다가 남편에게 전화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어. 자신이 없었기에 바로 “도전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야. 그때 그녀의 선택을 도운 남편의 한 마디가 엄마는 아직도 기억에 남더라.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겠어?”



그 말을 듣고 그녀는 결심한 듯해. 엄마라도 그랬을 거야. 그냥 포기하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것 같거든. 나중에 후회할 봐야 어떻게 되든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겠지. 정말 최고의 한 마디였던 것 같다.



그전까지 그녀는 수많은 경연자들 속에서 그렇게 눈에 띄는 사람이 아니었단다. 하지만 이런 행운을 잡게 되자 그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만을 보게 되었지. 엄마도 그랬어. 그전에는 전혀 몰랐다가, 그 이후부터는 그녀만 보게 되더라.



경연의 날! 많은 사람들이 유독 그녀를 지켜본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엄마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저절로 응원하게 되더라.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엄마와 비슷한 감정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엄마의 감정을 움직였던 건 그녀의 모습에서였다. 노래를 부를 때 그녀의 두 주먹 불끈 쥐고 부르는 모습에 보는 사람도 두 주먹에 힘주며 보게 되었단다. 그때 그녀는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20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연습 시간에 비하면 정말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더라.



아마도 그녀의 용기와 의지는 그 두 주먹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그 주먹으로 자신을 치며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처음 부르는 노래인데 가사까지 외워서 하려니 쉽지 않았을 거야. 나중에 보니까 그녀의 손바닥에는 노래 가사가 커닝 페이퍼처럼 새까맣게 적혀 있더라.






엄마도 이런 일이 있었어. 도저히 엄마 힘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 처음으로 엄마가 일년살기라는 모임을 만들고 거기에 모인 15인들에게 왜 1년 살기를 해야 하는지 2시간 동안 설득을 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지. 누군가 앞에서 2시간 동안 발표를 한다는 건 아마 그날이 처음이지 싶다. 회사에서도 길어봤자 15분이지 2시간까지는 안 해 봤거든. 다행히 엄마에게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고, 엄마는 한 달 동안 매일 일일 일독을 하면서 준비를 했었단다.



첫날 모르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얼마나 떨리던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단다. 늘 조용히 뒤에서 리더를 따르기만 했던 사람이 앞에 서서 사람들을 이끌고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 얼마나 떨었는지 커피를 엎질렀던 기억도 있구나. 정말 그녀처럼 엄마도 양손에 주먹을 쥐고 했었던 것 같다. 얼마나 주먹을 세게 쥐었는지 손바닥에 땀이 차서 중간중간에 손바닥을 옷에다 닦으면서 할 정도였지.



아마 그래서 경연자의 마음을 100% 이해한 것 같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 도저히 이것은 나에게 무리라고 생각될 때... 그때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해 보렴. 하다가 잘 안될 때 그 주먹이 너를 때릴 때도 있을 거야. (엄마도 수없이 그랬어) 그런데... 만약에... 만약에 안 했다면... 엄마는 엄청난 후회를 했었을 것 같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준비가 안돼서,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서투른 판단에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엄마는 없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일년살기 모임은 5년 차가 되었고, 엄마는 그 모임을 통해서 8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었단다. 물론 그녀도 최우승자가 되어서 지금은 엄청난 스케줄로 바쁜 가수가 되었지.


정말 시간도 없고, 상황도 안 되고, 모든 것이 너의 편이 아니지만 네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그때가 왔다면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겠어?”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렴. 그러고 나서 두 손 불끈 쥐고 하면 된단다. 해서 만약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분명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한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야.



엄마는 기회는 만드는 거라 생각해. 작은 기회라도 뭔가 희망이 보인다면 시작해 보렴.

언제나 너의 시작을 응원한단다.


그때 두 손 불끈 쥐고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엄마가.


PS: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알지? 엄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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