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간다. 곧 간다.
작년에는 올해가 오는게 싫었다. 지겨웠다. 내가 바꿀 수 있는게 없다고 느꼈고 또 쳇바퀴를 돌아야한다는게 싫었다. 새로운 1년이 온다는게 지긋지긋했다. 한해의 목표라는게 어느 하나에서 정을 떼는게 목표였고 다른 목표가 없었다. 그정도로 볼것 없는 시작이었다. 종국에 정은 결국 떼어버렸고, 지나치게 떼어버려 내동댕이 쳐졌다. 그따위 목적을 달성했음에 헛웃음이 났다. 어찌되었든 달성을 했다니. 이상한 목표값이었어도 나는 해내는구나 하는 이상한 효용감도 맛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을 떼느니 마느니 하는 웃긴 목표말고 진짜 목적지를 정했다. 이래나 저래나 즐거울 길이고 나이가 들어가니 줄어드는 시간에 따라 간절함도 커져간다. 그게 좀 재미있다. 나중에는 이런 절박한 마음을 재밌어 했다니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예전엔 없었던 삶이라는 것에 간절함이 생기니 나름대로 살아가는게 즐거워졌다.
사실은 목표없이는 못살겠다. 저 멀리에 아무것도 안보이는게 더 무섭다. 희미한 소실점이라도, 정말로 다가갔을때 내가 추정한 모습과 좀 다르더라도, 중간 정거장이 있는게 더 낫다. 어쨌든 도착하면 뿌듯하거나 기쁘거나 혹은 최소한의 보람이나 효용감이라도 느끼니까. 도착 못할거라 생각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라는것은 건재하니 은근하게 재미가 있다.
한해를 보내며 여러가지 일들을 돌아보고 보내줄 건 보내주었다. 후련하다. 모든걸 이고지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니까. 새해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는게 기쁜 일이라는 사실을 되찾아서 그 사실이 기쁘다. 어김없이 월요일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