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리원에서 처음으로 외출을 했다. 산후 검진이 있는 날이다.
열흘 만에 택시를 타고 십 분 거리 병원에 도착했다. 검진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고, 모처럼 만난 주치의는 상처가 잘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리원에 넉넉하게 두 시간 외출을 냈는데, 병원도착과 검진종료까지 삼십 분도 채 안 걸렸다. 바로 조리원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에 마음이 설렜고 모처럼 마신 바깥공기가 상쾌하여 좀 걷고 싶어졌다.
거리는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했다. 노란 은행잎들이 바닥에 즐비하게 쌓여있었고 아직 붉은 단풍들, 가을의 색을 닮은 잎사귀들이 가로수마다 달려있었다. 아직 걷는 게 온전하지 않아 느릿느릿 한 걸음씩 발을 떼며 올해의 마지막 단풍을 즐겼다. 그리고 달라진 세상을 실감했다. 이제 이 세상에는 초밥이가 있다. 단풍을 볼 때도, 거리를 걸을 때도, 택시를 탈 때도, 나에게는 초밥이가 있다. 초밥이가 있기 전과 있은 후. 앞으로 내가 살아갈 세상은 초밥이가 있는 세상으로 달라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