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첫눈, 가을에서 겨울로

마음의 회복

by 별집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더니 세상에, 밖이 새하얗다, 첫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첫눈의 설렘도 잠시, 남편의 출근길이 걱정되었고 첫눈답지 않은 엄청난 양으로 각종 사고들이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창밖으로 눈 오는 풍경을 감상하기만 되는 나의 상황에 감사하며, 일단 예쁜 창 밖의 풍경을 아낌없이 마냥 바라봤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이 완연했는데, 하룻밤새 모든 게 하얗게 덮여버렸다. 초밥이와 함께 맞는 첫겨울이 찾아왔다.


울긋불긋 혼란스러웠던 내 마음도 겨울의 온기로 차분해졌다. 집에 당장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잠재우고,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현재에서 초밥이를 위해, 초밥이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끝나가는 조리원 생활을 잘 마무리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마침 이쯤 되니 몸이 많이 회복되어 더 이상 뒤뚱거리며 걷지 않게 되었다. 허리를 받치며 걷지 않아도 되었고, 회음부방석은 아직 필요하지만 통증은 많이 줄었다. 해서 오늘은 처음으로 조리원의 요가 프로그램과 족욕시설을 이용했다. 모처럼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체험을 하니 울적했던 마음에 차르르 작은 생기가 도는 게 느껴졌다. 안락함과 울적함이 공존했던 이곳에서의 삶도 고작 삼일 남짓 남았다는 사실에 정신이 맑아졌다. 갑자기 의욕이 샘솟았다. 남은 기간만큼은 울적함을 밀어내고 이곳의 안락함만을 누려야겠다고.


변화는 늘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가져온다. 갑작스럽게 만난 겨울도, 삼일 뒤부터 펼쳐질 새로울 내 삶도. 변화를 목전에 두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마음을 바지런히 움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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