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먹잠에서 먹놀잠으로

by 별집

신생아의 시간표는 먹잠의 연속이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중간중간 '울'이 끼기도 한다. 먹고 울고 자고 먹고 자고 울고.


먹잠사이에 조금씩 깨어있는 시간이 생기더니(우는 것 제외) 오늘은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깨어있었다. 드디어 초밥이도 '먹놀잠'이 시작되나 보다.


누워서 말똥말똥한 눈으로 초점책과 모빌을 쳐다보고 있는 아기가 신기하다. 저게 뭐라고 저렇게 한참을 쳐다보는 걸까. 아기가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흐릿한 세상에서 까만색과 하얀색이 대비되는 저 문양이 아이에겐 생동감 있는 무언가로 보이나 보다. 모빌을 올려다보는 동안 아기의 팔과 다리는 허공에서 제멋대로 허우적댄다. 의도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먹고 자고 생존의 영역에만 머물던 초밥이가 무언가를 보고 흡수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이 세상에 한 걸음 발을 떼었다. 지금부터 초밥이가 접할 이 세계는 얼마나 거대할까. 볼 것도 들을 것도 만질 것도 무궁무진하다. 방대한 세계로의 첫걸음을 축하해 초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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