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오전의 단상
왕벗꽃도 지고,
겹벗꽃도 지고,
벗꽃이 피고 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사람들로부터의 인정과 인기도,
권력도, 명예도, 재물도,
한 철, 봄에 지는 벗꽃과 같이.
모두 한 시절,
잠시, 피었다 지는 낙화인 것을.
그 한 시절, 한 순간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란 참 쉽다.
오늘도 오직,
나무 한 그루의 시원한 이 그늘만이,
나의 요동을 깊은 바다처럼 잠잠케 하고,
완전한 만족을 주고,
영원한 안식을 주니,
지는 벗꽃을 아쉬워하지 않고,
한 순간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아니하며,
요란하지 않는 봄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