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저녁의 단상
아무리 찰나에 화려하게 피어도
그 운명을 다 하고, 한 시절을 다 한 꽃은
지나가는 계절을따라
겉 잡을 수 없이 시들어버린다.
시들어버린 그 꽃을
더이상 “아름답다”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꽃이 아니였다” 말 할 수도 없다.
한 번 아름다움을 터뜨리고 만개했던 꽃은
지고, 시들고, 떨어져도, 꽃이니까
꽃이었다.
자태를 잃고, 향기를 잃고, 나비를 잃고,
모든 걸 잃고, 떨어지는 순간까지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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