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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퀼티 Jul 17. 2017

국경은 경계로 번민하고

그가 그를 은애하는 마음으로는,
그의 낮을 유우-화를 써 붉고 노란 물감으로 가득 덧 댈 것이었습니다.
글자의 획 하나로 온몸을 뒤흔들 불을 지피며 그는 그의 이름으로 가득한 캔버스를 양지바른 곳에 잘 묻었습니다.
석양을 보며 태양이 한바퀴 돌아 다시 튀어 오른다고는 말했지만, 사실은 오늘이 마지막 공전임은 말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부푼 가슴의 열기가 더 큰 열기로 흔들거립니다.
그는 가슴 속에서 좀 더 확실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진실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느낍니다.
짜낼 생각이 없던 파란 물감이 서서히 새어나옵니다.

바람이 한 바퀴 불고, 그는 작은 편지지에 그의 목덜미를 그려넣었습니다.
테살리아의 마녀들이 지상의 모든 빛을 겁탈하였습니다. 모두가 무거운 어둠에 질식한 사이, 외따로 드러난 성운. 그것만이 빛나며, 그것만이 온전하며, 그것만이 흘러간다고 그는 호소하였습니다.
지그시 머릿결을 쓸어내리는 손길이 짙어지고. 그는 부드럽고 강인한 목소리로 선언합니다. 내가 하늘을 두드리겠노라고. 깡- 맑고 투명한 소리가 하늘에 빗금을 그어내면, 그 틈으로 성운이 쏟아져 어느새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져 있을 것이오.

어쩌면 영원한 밤이 정말로 계속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를 은애하는 마음은 그로 하여금 신비한 모든 것들을 경계하고, 비참한 거짓이 영원한 거짓보다는 낫다고. 그렇게 속삭이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저 멀리서 나를 그 밤으로 보내달라고 절규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가 그의 어깨 위에 무지개를 얹고 싶어 얼마나 괴에-로웠는지 그는 진정 모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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