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발표가 난 다음 날.
나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근했다.
그리고 컴퓨터를 켰다.
잠깐 멍하게 화면을 보다가
브라우저를 열었다. 그리고 검색창에 쳤다.
퇴사
엔터를 누르자 세상이 갑자기 친절해졌다.
첫 번째 검색 결과.
퇴사 후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나는 클릭했다.
첫 줄에 이렇게 써 있었다.
감정적으로 퇴사하지 마세요.
당연하지, 맞는 말이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나는 계산하는 사람이다.
다음 검색.
퇴사 타이밍
검색 결과.
퇴사는 준비가 되었을 때 하세요.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합리적이다.
다음 검색.
공공기관 퇴사 후회
결과.
대부분 안정성을 그리워합니다.
나는 탭을 닫았다.
인터넷은 항상 사람을 겁주려고 한다.
옆에서 민수가 물었다.
“선배.”
“응?”
“뭐 봐요?”
나는 재빨리 창을 줄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퇴사요?”
나는 놀랐다.
“어떻게 알았어?”
민수는 내 모니터를 가리켰다.
검색창에 아직 남아 있었다.
퇴사 후 삶
나는 민수에게 물었다.
“민수 씨는 퇴사 생각 안 해요?”
민수는 바로 말했다.
“매일 해요.”
나는 잠깐 놀랐다.
민수는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검색만 합니다.”
점심시간.
나는 휴대폰으로 다시 검색했다.
중소기업 연봉
결과.
평균 3,200만 원
나는 다시 검색했다.
중소기업 워라밸
결과.
회사마다 다릅니다.
인터넷은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후 회의 중.
본부장이 말했다.
“이 사업은 좀 도전적으로 가봅시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도전.
나는 다시 검색했다.
퇴사 용기
퇴근 시간.
민수는 가방을 메며 말했다.
“선배.”
“응.”
“검색 많이 했어요?”
나는 말했다.
“조금.”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그 단계 한 번 온다면서요.”
나는 물었다.
“그 다음은?”
민수는 말했다.
“두 가지예요.”
“뭔데?”
“검색을 멈추거나.”
나는 기다렸다.
민수는 문을 열며 말했다.
“진짜로 나가거나.”
사무실에는 나 혼자 남았다.
나는 다시 검색창을 열었다.
그리고 천천히 쳤다.
퇴사 준비
엔터를 누르려다가 멈췄다.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지웠다.
대신 이렇게 쳤다.
공공기관 퇴사 성공 사례
검색 결과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기대 앉았다.
모니터 화면에 내 검색 기록만이 남아 있었다.
퇴사
퇴사 타이밍
퇴사 후 삶
퇴사 용기
퇴사 준비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회사에 꽤 복수한 느낌이었다.
그때 민수에게 메시지가 왔다.
민수: 선배
나: 응
민수: 검색 너무 많이 하지 마요
나는 물었다.
왜?
민수 답장은 짧았다.
검색 오래 하면
진짜 하게 돼요
나는 다시 검색창을 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나는 계산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조금만 더 검색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