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노키즈존 논란과 여성 정치인 확대라는 과제
정치권이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할 자격이 있을까?
현직 여성 국회의원은 아기를 낳고도 출산 휴가가 없어서 쓰지 못하는데 말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국회 노키즈존 논란을 불지폈다.
이 사건은 국회가 그간 장년층 남성만의 공간이었음을 폭로한다.
생후59일 아들과 함께 국회 등원한 용혜인 의원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생후 59일 아들과 함께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출산 후 첫 등원'을 해 로텐더홀을 지나고 있다. zjin@yna.co.kr
젊은 여성의 정치참여는 없다시피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행보가 연일 화제가 되는 것은 20,30대 여성 정치인이 그만큼 드물다는 방증이다.
21대 국회 여성 국회의원 30% 공약이 유명무실하게 여성 국회의원은 19%에 그친다. 그나마도 90년대생 여성 국회의원은 3명에 불과하다.
젊은 여성이 국회의원으로 나서기 힘든 남성 위주의 정치문화도 문제고, 국회에 입성해도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 남성의원은 겪지않는 경력단절도 일어난다.
역대 국회에서 임신했던 국회의원은 용혜인 의원이 세번째이지만 국회법에는 임신과 출산 휴가에 대한 조항이 전무하다.
용 의원은 국회의장의 허가를 얻어 2~3주의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임신과 출산을 당연스레 미루는 경우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임신을 결심해도 만삭때까지 일을 하고 불가피하게 휴가를 사용한만큼 임기가 깎이는 셈이다.
임신 기간 동안 겪었던 성희롱과 모욕도 문제다.
용 의원이 임신 4개월 무렵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출근했을 때,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용혜인 사이즈’라는 모욕적인 키워드가 순위에 올랐고 성희롱성 댓글이 쏟아졌다. 국회차원에서 이를 좌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저출산이 국가적 위기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기득권에 속하는 국회의원 여성마저도 찹멸에서 자유롭지 않다면 비정치인 여성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젊은 여성들이 선출직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설수있으려면 임기를 일시정지하고 모성보호를 위한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임신, 육아에 필요한 휴가 기간만큼 임기를 늘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여성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류하지않고 유권자를 충분히 대표하기 위해서다.
비례대표 후보 홀수번호를 의무적으로 여성에게 할당하는 현행 제도 역시 더욱 확대해야 한다.
고령의 전문가 위주 공천이 지속되는것을 방지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후보들이 나설수있도록 하는 방안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간 이런 논의가 전무했던것 자체가 얼마나 대한민국사회가 젊은 여성 정치인을 길러낼 의지가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특정 성별과 세대가 과대대표되는 현행 제도는 수정해야 한다.
용 의원은 출산 휴가를 겨우 몇 주 밖에 쓰지 못했으면서도 국회의원으로서 휴가를 챙겨 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도 시달렸을 터다.
여성의 문제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제도와 문화의 변화가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이 제도권으로 진출해야 한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여성이다.
메르켈 총리의 긴 임기 동안 태어나 자란 어린 아이들은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무엇을 보며 살아가는지는 이처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