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자A Sep 01. 2021

그럴듯한 말은 벌써 남들이 다 해버렸어

삶의 목적이 담긴 진술문 작성하기



W.W.J.D라는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긴 기독교인을 본적이 여러번 있다.

what would jesus do?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문장을 눈에 띄는 곳에 새겨놓고

도덕적 선택을 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일종의 좌우명인 셈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내 인생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성현의 가르침을 공부방에 붙여놓고 틈날때마다 들여다보았다고도 한다.

수험생들도 포스트잇에 목표를 적어놓고 매일 의지를 다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목표가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을 다잡는 말을 찾곤한다.


특이한 경우는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 왕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후에

한 현자에게 ‘기쁠때나 슬플때나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말’을 반지에 새겨달라고 주문했다.

현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shall pass)’ 라는 말을 새겨주었다.


문신을 새길 생각은 없지만 그 정도로 마음에 새겨놓고 삶의 나침반으로 만들고 싶은 문장이 있는가?

좋은 글귀를 모아놓는 게 취미지만

이런 문장만큼은 외주주고 싶지 않아서 쉽게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부정적인 어감도 넣고 싶지 않다.

이상형을 말해보라고 하면 ‘ㅇㅇ한 사람’이라기보다

나이를 먹을수록

ㅇ만큼은 싫다/ ㅇㅇ한 사람은 안된다’ 등 소거법 식으로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삶에 있어서도

어떻게 살자는 하나의 방향을 정하는 것보다

이건 싫고 저건 하지말자는 식이 더 쉽게 느껴진다.


내 삶에서 소중한 가치는

나 자신, (누구도 해치지 않는) 재미와 웃음,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일상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기 등이다.


간결했으면 좋겠고 입에 착 붙었으면 좋겠고 비유를 쓴다면 부정적인 연결고리 없이 산뜻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오늘도 하늘아래 새로운 것을 만들기가 얼마나 힘든지 다시금 깨닫는다.


김애란 작가는 한 특강에서 “어떤 글, 어떤 감정을 쓰고 싶을때 이미 선배 작가들이 그걸 써놓아서 당황했던 적이 없는지. 어떻게 새로운 소재와 글을 발굴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런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선배들의 삶의 경험이 저 하늘만치 높다면 나의 경험은 고작 이 방 천장까지라는 답답한 마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오히려 그 천장까지의 높이를 찬찬히 살펴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다”


여러분이 삶의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말이 있나요?

혹은 그 말을 직접 만들어내서 들여다보곤 하는 분이 있다면 자랑해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화’와 화해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