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부러움, 슬픔
나는 변호사라는 목표(꿈은 아니었다)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만약 이뤘다면 즐거웠을까? 나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허허. 나라는 인간은 변호사가 되기 전에 미치거나 죽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겠다.
가까운 사람이 최근에 수의사가 되었다. 나는 옆에서 그가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내 속으로 질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하는 목표에 자신의 학습 능력이 따라준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행운이다. 일단 아래의 식이 성립하는 것이 부럽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 =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 = 부모님이 흡족해하는 직업 = 자신의 능력으로 얻을 수 있는 직업 = 수의사
나의 경우,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은 작가고 강사 일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연예인처럼 성공한 일부가 아닌 이상)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도 아니고, 부모님이 바라는 직업도 아니다. 지금 부모님은 내 생각을 할 때 아마 약간 씁쓸할 것이다.
심지어 그에게는 수의사 국가고시 공부가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그는 3주 정도 바짝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한 번도 불안감에 짓눌리지 않았고 늘 자신이 있었다. 물론 학부생일 때 찬찬히 쌓아 둔 지식이 있어서겠지만… 그래도.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로스쿨에서 공부하던 내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정말 떠올리기 싫지만!). 나는 공부가 너무 어렵고 버거웠고, 불안감에 숨이 막혀 8개월 간 매일 오열했다.
그가 살면서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어서 자신의 지금까지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여기고,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는 모습도 참 좋아 보인다. 그것은 내가 무척 갖고 싶었지만 결코 갖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마 앞으로 삶에서 만날 역경에는 내가 그보다 훨씬 담담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더 강하지 않을까? 나는 절망을 꽤나 많이 겪어보았으니까.
휴.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지만 이렇게라도 우겨서 질투를 억눌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