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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의 하루 Jan 29. 2024

밴드 그린데이의 역작

American Idiot을 중심으로

  일렉기타를 배우는 락키드들이 한번쯤은 꼭 접해봤을 밴드가 있다. 바로 팝펑크의 대가인 그린 데이이다. 이들 3인조의 공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정말 로큰롤 정신이 투철한 사내들임을 알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자유라는 가치를 숭배하며, 감정의 분출을 주요한 볼거리이자 주제로 삼은 그들은, 악기를 부수고, 그 위에 불을 지르고, 헤드뱅잉을 하고, 무대 곳곳을 운동장처럼 뛰어다닌다. 스테이지 위 그들의 우스꽝스럽고 짓궂은 표정은 마치 트레이드마크처럼 그들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그들은 앨범 <Dookie>에서는 X세대들(1960~1970년대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이후 세대) 사이에서의 패배의식에 대한 것으로 허무함에 대해서 말한다. 공격성을 자유롭게 분출하기도 하고, 허무함을 느끼긴 하나 그것을 곱씹고 있을 것이 아니라 뭐라도 하자는 내용으로 음악을 만든다. 그것이 신선놀음이든, 신세한탄이든, 연애이든, 집에서의 은밀한 시간이든(...)말이다.


  <Dookie>에서의 메가급 히트가 밴드의 성공 그리고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과 평단 사이에서 좋지 않았던 평가들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펑크록만의 고유한 자유와 저항정신을 빼먹고 펑크의 음악적 표현법을 빌려왔다고 표현하기도 하며, 팝펑크(pop punk)라는 장르로 따로 분류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당시의 그러한 펑크의 정통 의식과 펑크의 정신을 잇는 계보라는 건 누가 정해놓은지는 몰라도 꽤나 작위적이다. 펑크의 핵심적인 구호가 바로 DIY(do it yourself)이라는 점을 두고 보면 말이다. 즉,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점점 고급화되어 상아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록의 시대흐름을 뒤집은 펑크록의 정신 아니었던가. 덕분에 그린데이는 다음 번 앨범에서 칼을 갈고 대중과 평단이 말하는 '펑크정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요소들을 배치하리라 다짐하고 앨범을 내는데, 그것이 바로 <American Idiot>이다.


Don't wanna be an American idiot.

나는 멍청한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아


Don't want a nation under the new media

새로운 미디어에 휘둘리는 나라는 싫어


And can you hear the sound of hysteria?

저 미친 소리가 들려?


The subliminal mind fuck America.

은밀히 숨겨져 있는 엿같은 미국의 사고방식 말이야


Green day - American Idiot


  강렬한 사운드와 격동하는 기타소리, 공격할 대상이 확고해져서인지 더욱 짙어진 색깔의 공격성이 담긴 가사가 눈에 띈다. <Dookie>에서의 그들은 공격성이라는 칼과 창을 여기저기 사방으로 휘두르고 던지고 다니는 건달 아저씨와 같았다면, <American Idiot>에서는 잘 갈고 벼른 칼과 창을 하나의 대상으로 무섭게 포효하며 돌진하는 검투사와도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음악의 정신세계에 색채가 강렬하고 확고해졌듯이, 그들이 표현하는 방식에도 큰 진보가 있었는데, 바로 이 앨범의 구성이 '록 오페라'의 형식이었다는 것이다. 퀸의 'Bohemian Rhapsody'가 그렇듯, 앨범 전곡의 구성도 서사가 있고, 등장인물이 있고, 기승전결이 있다. 가사와 함께 앨범 전곡을 감상해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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