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결을 읽다.
"제주는 어떤 말투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브랜드는 결국 말을 건다.
어떤 슬로건이든, 어떤 한 줄이든,
그 안에는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감각, 태도가 담긴다.
나는 지난 회차에서
제주를 구상하는 다섯 개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무심함, 머무름, 리듬, 결, 여백
이제, 이 키워드에 목소리를 입힐 차례다.
브랜드의 슬로건은 '설명'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조심스럽게 꺼내는 한 마디에 가깝다.
지금까지의 제주 슬로건을 떠올려 보자.
'청정 제주', '힐링 아일랜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의미는 분명하지만, 감각이 없다.
속도는 빠르고, 어조는 낭만적이며, 메시지는 익숙하다.
그러나 내가 바라보는 제주는
설명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
대신, 머문다. 흐른다. 감긴다.
이 슬로건은 바로 그 '말하지 않는 감각'을
브랜드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도다.
이 슬로건들은 단순히 브랜드를 정의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제주라는 섬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관점을 담아낸다.
이 브랜드는
-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 공간을 꽉 채우지 않는다
- 문장을 짧게 말한다
- 여운을 남긴다
예를 들어, 제주가 만든 브랜드라면 이런 식일 것이다 :
- "이 길을 어디로든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 "머무는 데는 이유가 없다"
- "감정이 스며들 자리를 남겨두기"
- "바람이 지나는 자리에, 기억이 남는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브랜드의 메시지가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다.
나는 지금 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라는 섬이 브랜드가 된다면,
그 브랜드는 어떤 말투로 우리에게 말을 걸 것인가?"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제주라는 브랜드는 말을 아낀다.
대신 결을 남긴다."
다음 회차 예고
5화. 색, 로고, 비주얼 : 제주의 얼굴 만들기
: 슬로건과 언어에서 출발해, 제주의 시각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색상, 질감, 레이아웃, 로고 감각으로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