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시나요, 머리 위 붉은 선이

2025. 7. 웨이브 오리지널 <S라인>을 보다.

by 김산

20대 내내 꼬마비 작가님의 작품들을 좋아했다. 항상 참신한 소재와 냉소적인 관점들로 꽤나 무거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웹툰들은 매번 좋아했다. 웹툰이 영상으로 제작되면서 꼬마비 작가님의 작품도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살인자o난감>도 꽤나 재미있게 보았고, 이번 <S라인>도 그렇다. 게다가 오랜만에 이수혁 배우의 얼굴을 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기억속 웹툰과 비교해 보면서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살펴보는것도 또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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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의 가장 독특한 설정은 성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선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설정 하나로 사회의 시선과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바디 카운트'가 숫자 뿐만 아니라 누구랑 잤는지까지도 보인다는 점에서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살인까지도 벌이게 된다. 웹툰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 이 선을 볼 수 있느냐 이다. 웹툰은 모두가 S라인을 볼 수 있다는 설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현흡과 특수한 안경을 가진 나머지 사람들이 이 선을 볼 수 있다. S라인을 모두가 볼 수 있는 것과 일부만 볼 수 있는 것은 차이가 굉장히 크다. 모두가 열람할 수 있는 공공 자료인 경우에는 나도 너도 공평하게 누가 누구랑 잤는지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분명히 생길 것이다. 이를테면 나의 연인이 과거에 여러 사람과 잤다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다 알고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의 연인도 나의 과거의 S라인을 모두 볼 테니까. 하지만 특정 인구만 그 선을 보게 되면 이것은 일종의 특권이다. 타인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이것을 판단할 수 있는 비대칭적으로 정보를 얻어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드라마에서는 S라인을 볼 수 있는 안경에 대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강선아이다. 왕따였던 선아는 S라인을 볼 수 있게 된 후 자신이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180도 사람이 변한다. 게다가 선아는 더 나아가 S라인으로 선생님을 협박하기도 한다. 게다가 자신의 삼촌 위에 수백개의 S라인을 보고 삼촌을 벌레 보듯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건물에서 밀어져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S라인을 현흡은 성관계 라인이라고 확신하지만, 약간은 의문이 드는 장면들이 생긴다. 이를테면 행정 직원 미성과 음악 교사 사이에 관계성이 없을 때에도 거울을 통해 둘 사이에 이어져 있는 장면이 있다. 물론 행정 직원의 이후 행적을 미루어 봤을 때, 환각 증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의문이 드는 점은 현흡과 준선 사이 아직 아무 일이 없었음에도 둘 사이에 S라인이 생겼다는 점 또한 이게 단순히 성관계인지, 아니면 마음이 통했음에 생기는 선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게다가 이다희 배우가 연기하는 윤리 선생님 규진의 머리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S라인이 없으니 성관계 횟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규진의 대사는 조금씩 서늘하다. 영어 선생님에게 안경을 쓰라고 적극 권유한다던가 하는 점에서이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떡밥을 현재는 뿌리고 있는 단계이다. 그리고 형사 한지욱으로 나오는 이수혁 배우와 이다희 배우의 얼굴합이 매우 좋다. 둘 사이에 어떤 관계성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대목이다.


7/21 기준으로 현재까지 총 4화가 공개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이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가 많이 되는 작품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로, 궁금하신 분이라면 웨이브를 구독하시길 추천한다. 부디 끝까지 재미있게 마무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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