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입니다.

새벽의 찬바람이 얼굴을 스쳐가는 걸 좋아합니다.

by 벼꽃농부

요사이 이처럼 그 어떤 중독보다 강한 걸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새벽 세시 반이나 네 시쯤이면 여지없이 눈이 떠지고 이내 일어나야 합니다. 더 이상 잠이 오질 않습니다.


스키니 져지 셔츠와 나이키 반바지까지 챙겨 입으면 거의 다 준비가 된거죠. 물통은 필요없습니더. 숨 차는 라이딩으로 목이 바짝 마를 거 같지만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의 주행은 쉬지도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 쭉 달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숨이 더욱 가빠오고 땀이 줄줄 흘러내릴 겁니다. 고글과 헬멧까지 그리고 블랙박스 전원을 켜면 다 된 겁니다.


오르막 길에서는 최신형 댄싱 기술로 밀고 쳐 올리면 심장이 헐떡이는 걸 들을 수 있고, 허벅지에서 순간 불이 나는 걸 느낄 수 있으며 내리막 길에서는 몸을 한껏 웅크리는데 고양이가 잔뜩 경계히는 모양 딱 그겁니다. 이러면 순간 시속 60Km까지 속도는 거뜬히 냅니다. 더더욱 몸을 숙이면 최고 스피드를 낼 수 있습니다만 순간 쾌감의 유혹은 이쯤에서 선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제삿밥 받기엔 아직 젊으니까요.



뜀박질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걸 '러너스 하이'라고 하더군요.

제 경우도 별반 다를 건 없습니다. 더하면 더 했지...


몇 해 전 몇 달간 주행기록이 5,500Km를 넘었기에 다음 해에는 목표를 6,000Km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더랍니다. 회사일로 원치 않는 유탄을 맞아 지방발령이 났고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약 석 달간의 라이딩으로 몸무게를 86Kg에서 68Kg으로 숫자를 뒤집어 놓았죠.

아내 친구들이 더 난리였습니다. '물만 마셔도 살찌는데 네 남편은 대체 어떻게 한 거냐며..'


오늘은 회사일이 시끄러워 부하직원과 청요리에 고량주를 한 잔 했지만 내일 새벽이면 여지없이 일어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습관은 루틴이 되어버렸고 아주 즐거운 중독이 되어 버렸거든요.


요사이 열대야가 있는 밤이라면 차라리 새벽에 일찍 일어나 땀 흘리는 것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더없이 아주 좋을 겁니다.




한 번 달려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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