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살고 죽고
어쩐지 조용하다 싶었다.
이렇게 무탈한 하루하루가 되레 불안했었다.
역시 불길한 예감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 乙1(이하 H사원), 맡겨진 업무는 다 해낸다는 마라톤을 즐기는 런닝맨
- 乙2(이하 J사원), 끊고 맺음이 좋고 호탕한 성격으로 회식을 좋아하는 미남
- 乙3(이하 S사원), 乙 중의 맏형으로 후배들의 높은 신망을 받으며 중심적 소통 채널
- 乙4(이하 W사원),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며 항상 조용한 미소를 보이는 수줍은 새내기
- 甲1이며 乙5(이하 Y조장), 정년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았으나 열정적 업무추진 중
- 甲2(이하 C팀장), 담당업무를 이리저리 잘도 밀어내는 실시간 연예 뉴스 소식통
- 심판(이하 P부장),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치른 내공 만렙 관리자
사무실 저 편이 소란스럽다 싶더니 이내 고성이 오간다. Y조장과 C팀장이 각자 격분에 차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삿대질까지 해대는 꼴이 마냥 놔둘 수가 없을 지경이다.
건너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과장이 그만들 하라며 말리다 "계속 싸울 거면 시끄러우니 나가서 싸우라" 한다.
서로 주먹다짐으로 치고받을 듯한 기세는 나가서 싸우라고 하니 그렇긴 싫은지 허공에 한 마디씩 하고 홱 돌아섰다.
먼발치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어 이 꼴을 보던 P부장은 혼잣말로 못마땅한 기색을 낸다. "쯧,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들이 후배들 앞에서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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