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한 달여 남았네요.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하며 즐거운 날이 되길 기원하죠.
매년 이맘때에는 몇 달간 방안을 그윽한 빛으로 채워 줄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장식합니다.
올해도 아내는 총감독을 맡아 잔소리를 쉬지도 않고 해대네요.
"여긴 왜 이리 듬성하지? 이러면 안 예쁘잖아."
"여기를 널찍하고 풍성하게 해야 좋아 보이지 않겠어?"
큰 딸과 저는 귀속말을 합니다. "감독이 한 눈 팔 때 얼른 해치우자고. 알지?"
아내가 잠시 전화를 받는 사이 저희는 후다닥 휙~ 휙~ 꼬마전구를 얼기설기 휘감았죠.
둘 만의 속전속결로 거의 다 되었을 때 아내가 매의 눈으로 멀찌감치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훑어보더니
"음.. 좋아" 단발의 오케이 사인을 내어 줍니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큰 딸에게 윙크로 사인을 보낸 후 트리 점등을 위해 전원선을 연결하였는데...
"잉? 이게 뭐야? 왜 윗 쪽이 안 들어와?"
기껏 후다닥 했는데 뭔가 잘 못된 겁니다.
입맛을 쩝 하고 다시며 전원선부터 하나하나 꼬마전구 연결선을 추적해 보니 중간 연결구 암수가 바뀐 걸 찾아냈습니다. 다행입니다.
곁눈으로 아내를 살펴보니 팔짱을 낀 채 우리를 영 미덥지 못하다는 듯 흘겨보고 있네요.
전부를 걷어 낸 다음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장식을 해야 했습니다. 시간이 두 배는 더 들었습니다.
역시 날림공사는 하자가 생기는 법이네요.
이렇게 겨우 두 번에 걸쳐 완성하고 나니 꽤나 예뻐 보입니다.
거실을 어둡게 한 후 점등을 해보니 아내가 "어머~ 예뻐라~" 연신 좋아 죽습니다.
이렇게 올 한 해 끝자락에서 내년 설날 즈음까지 저녁마다 트리가 방 안을 따뜻한 온기로 채워 줄 겁니다.
거리 곳곳마다 구세군의 종소리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캐럴송 그리고 자그마한 교회의 첨탑에 걸린 커다란 별이 우리 모두를 성탄절의 기쁨 속으로 데려가겠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행복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