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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하수와 고수의 차이

통찰(Insight), 맥락(Context), 창의(What if)

by 벼꽃농부


이곳 직장에는 두 명의 일꾼이 있습니다. 하나는 노트와 펜을 든 사슴이었고, 다른 이는 생각하는 여우였습니다. 사슴은 꼼꼼하고 성실한 일꾼으로 알려져 있었고, 여우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으로 이름깨나 날리고 있습니다.


상사의 호출과 오더

어느 날, 상사인 사자 대장이 두 일꾼을 호출했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각자 맡은 바를 완수해 주기 바랍니다.”

사슴은 즉시 노트와 펜을 꺼내 사자 대장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기 시작했습니다.

“기한은 일주일, 요구 사항은 이것, 저것... 차트와 통계까지...”

사슴은 정리된 지시사항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것만 잘 끝내면 칭찬을 들을 수 있겠지.”


여우는 사슴과 달리 한참 동안 대장을 쳐다보며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왜 아무것도 메모를 하지 않는 거죠?” 대장이 물었습니다.

“대장님, 이 프로젝트의 배경과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더 듣고 싶습니다.”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대장은 잠시 당황했지만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여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물의 차이


일주일 후, 사슴과 여우는 각자 준비한 결과물을 제출했습니다.

사슴은 사자 대장의 요구 사항을 완벽히 충족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모든 숫자와 세부 사항이 정확히 들어 있었고, 사자 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잘했군요. 수고했습니다.”

사슴은 뿌듯한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여우의 보고서를 본 대장은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여우는 단순히 지시사항을 따르는 것을 넘어, 문제의 근본을 분석하고, 대장의 의도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며, 심지어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방향성까지 고려해 예상되는 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아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대장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놀랍습니다! 대단하군요! 수고 많았습니다.”


사슴과 여우의 대화


사슴은 여우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왜 대장은 너에게 더 큰 칭찬을 한 거야? 나도 똑같이 열심히 했는데.”

여우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너는 지시를 잘 따르는 데 집중했지. 하지만 나는 왜 이 일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려고 했어. 상사가 정말로 원하는 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Insight)과 이 일이 필요한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새로움을 담은 답이었거든.



누구나 내가 한 일에 칭찬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나의 수고로움에 따른 칭찬보다 상사의 감탄을 자아내는 일의 성과에 따른 칭찬과는 본질이 다릅니다. 매번은 아니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걸 추천합니다.


직장에서의 성공은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What)’을 해야 할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왜(Why)’ 해야 하는지 통찰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How)’ 더 나은 방법을 찾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성실함이 중요한 도구라면, 통찰(Inshight)과 창의(What if)는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길잡이입니다.


당신은 지금 노트와 펜을 든 사슴입니까, 아니면 생각하는 여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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