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달빛이 물든 테이블 위, 어둠이 깔린 적막 속에 숨죽인 공들이 웅크린다.
손끝에 스치는 긴장, 곧게 뻗은 큐의 선율이 미세한 떨림도 허락하지 않으며 중앙을 향해 가볍게, 혹은 강렬하게—
탁.
소리 없는 번개가 지나가고, 그림자는 흔들림 없이 밀려간다. 나선도, 춤도, 흔적도 없이 다만 직선의 운명만을 좇아.
회전 없이 닿은 끝자락에서, 침묵이 깨지고 달빛이 가만히 미소 짓는다.
어느덧 오십대 중반이 된 지금, 지나온 시간의 순간들을 기록하지 못한 탓에 이제나마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며 과거를 회상하려 애쓰는 중이고 먼 훗날에 오늘을 볼 수 있도록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