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새벽
엊저녁 친구 만나러 나간 둘째 놈이 막 자정을 넘겨 들어와선 뭐가 그리 좋은지 호호 깔깔 까르르한다.
이 나라 누구라도 잠들어야 할 시간임에도 방정맞게 전화통을 귀에 대곤 연신 떠들어 댄다.
"아빠 잡니다~" 짧고 굵게 한 마디하니 "어머~ 아빠 안 잤어요? 미안해용~"
간지럽히는 애교 응수에 화는커녕 미소가 생긴다.
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둘째 놈은 소위 '열정페이'를 하고 있다. 둘째 놈이 그러는 통에 도제식 기술계통의 현실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곳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은 달나라에나 있는 고상한 이야기이다.
다만 둘째는 '당연한 권리가 있음에도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모른 체 해달라' 한다.
그래 넘어지는 건 괜찮다. 툭 털고 일어나면 되니까.
쓰러지진 마라. 몸이고 마음이고 다친다. 그건 상처와 흉이 되어 오랜 시간 잊히지 않은 채 네 기억에 머물테니.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