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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기

너무 소란스럽게 요란을 떨어놓은 듯하다

by 변민욱

낮은 여름이고 밤은 겨울인 시기에 나는 자주 감기에 걸렸다. 감기에 걸리면 나와 내가 아닌 듯한 모호한 피가 몸속에서 표류했다. 멀미가 났다. 그 바다, 밤하늘에는 내 고운 가루가 훤히 떠 있었다. 잠에 쉽게 들지 못했다. 무사히 내 몸이 가라앉으면 안도하며 잠에 들었다.라고 쓸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 한 사람이 문병을 와서 나는 더 외로웠다. 외로운 사람들은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래서 모든 꿈은 외로워했다. 매일 밤 꿈이 모든 이별은 상처를 준다는 진부한 결말을 맺는다.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인가. 보지 않으려는 것인가. 고향에서부터 가지고 올라온 편지가 유품처럼 놓여 있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완전한 이성은 육체가 소멸되더라도 영원히 남는다." 그래서 인간은 늘 달만을 기억하며 태어나는가. 해는 인간에게 공연한 이상을 갖게 했고 달은 인간에게 공연한 꿈을 꾸게 한다. 나는 농담은 좋아했지만 농간은 싫어했다. 이불 빨래를 하자 비가 오고 번개가 쳤다. 하늘에는 커다란 비닐봉지가 열기구처럼 날아다녔다. 그 안에 누군가 타고 있었다. 날아오르는 것들을 타려면 늘 타올라야 했다. 매미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끝내고 날아갔다.



내가 꺼내야 했던 말들이 가로수 그늘 아래 나뒹굴고 있었다. 악기를 연주하려다 구부렸다. 이성이 무한과 영원의 세계를 여태껏 안내했다면, 육체는 유한과 순간의 세계로 이끌었다. 죽었다.라고 내가 자신에게 말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의 위력은 그 순간보다 예감하는 순간에 여실하게 드러난다. 피는 흐르면서 사후세계 길을 인도하며 주인에게 예의를 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은 사랑했으나 끝은 사랑하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글은 미완으로 끝날 때 아름다웠다.



앞에 촛불이 꺼졌다. 이만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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