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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욱 Nov 06. 2020

[국제 NGO 인턴기]
코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온라인 스트리밍을 돌아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코로나 이전에도 가장 좋아했던 접속사이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그 의미가 조금 더 각별하다. 코로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회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대부분의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해결이 되어야 하는 문제들은 쌓여가지만 그럴수록 해결은 묘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진화'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밝고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렇지 않다. 진화는 어렵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변화와 생존의 산물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도 코로나에 맞춰 진화 해야했다.(그래야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왓챠를 뚫고 사람들이 들어온다!) '온라인 스트리밍'이라는 방식 역시 위와 같은 진화의 과도기에 나온 방식이다. 보완점보다 보완해나가야 할 점이 더 많지만 우선 최선을 다할 뿐이다. 최선이라는 단어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도 있지만 온 정성과 힘이라는 뜻도 함께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은 앞선 두 최선의 의미가 섞여 있다. 물론 신경 쓰고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부분도 많지만 온라인에서 우리는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방에 계신 분들, 북한 이슈에 관심은 있었지만 오프라인에서 행사를 참여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분들, 펠로우 님들의 유튜브 구독자 분들까지.    


첫 번째와 두 번째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를 진행한 이후 많은 응원을 받았다. 펠로우 님들 덕분이다. 또한 함께 고생해주신 스태프 분들 덕분이다. 두 번의 행사를 통해, 나는 진심이 담긴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턴으로서 부족함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지만 그 진심만큼만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일이나마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최선의 온도는 주관적인 경우가 많기에 결과의 온도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정말로 두 번의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는 무언가를 바꿨을까. 





그런다고 바뀌나? 


'북한 하면 떠오르는 단어'라는 질문에 대한 행사 이전/이후 답변 비교

바뀐다. "북한 하면 어떤 단어 3개는?"이라는 질문에 "(행사 후에 조금 변했습니다..) 사람, 자유, 가능성"이라고 남겨주시는 분들을 보며 나는 조그만 변화를 체감한다. 북한 사람들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동일한 하늘과 시간대에서 살고 있다. '삶'이라는 단어에 보편을 고려하기는 어려우나 그럼에도 한쪽의 시간에 비해 다른 한쪽의 시간은 너무나 가혹하게 흐르고 있다. 그러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쉬이 접해서 잊는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지속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 과정이 빚는 변화를. 그 힘은 작가로서가 아닌 사람으로서 믿는다. 


박준 시인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살아남는다." 진심이 담긴 이야기는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마음을 열고(open mind)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말도 그러한 뜻이 아닐까. 그렇게 이야기는 사람의 귀를 거쳐 모난 마음을 서서히 둥글게 만든다. 그렇게 모났던 마음도, 사람도 둥글게 변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AF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런 변화를 자주 볼 수 있었다. 행사 후의 설문에 많은 응원과 그러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말을 많이 남겨주셨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셨을 텐데, 그런 면에서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직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있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펠로우 분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큰 울림을 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언젠가 하나 될 그날을 고대하며, 지금부터라도 탈북민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작은 통일을 향한 한걸음을 내딛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모두 너무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의 정치나 사회가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춰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탈북을 하신 분들, 북한에 남아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특히나 AF 프로그램의 이야기는 북한에서의 삶이나 탈북과정에 어려움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 자체에 집중한다. 앞선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위와 같은 후기를 듣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펠로우 님들의 이야기가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이라는 주제에 가장 어울리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가장 극적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그 사람다운 이야기여서다. 어릴 적 북한에서의 기억이 따뜻했다고 혹은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펠로우 님들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 내가 아는 북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듣고 또 듣는 과정에서 변했다. 



앞선 분들 역시 그러한 변화를 느꼈다. 특히나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람을 변화시켜야 한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바뀌고 나는 아직까지는 이야기가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일을 하며 많이 걱정했다. 마음은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오프라인은 방법의 차이였다. 어려움은 많지만 방법은 진심도, 목적도 손상시키지 못함을 느꼈다. 그런 진심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나는 가운데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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