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失話)

세 번째 시

by 변민욱

달은 닳아가며 익어가지

토끼는 말하곤 했다


시를 쓰고 지웠어

거뭇한 소란이 휩쓸고 간 바다에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만 일었다


거품을 잡아보려 했어

그러다 보면 멀미가

말의 그림자가

말을 삼켰고


토끼는 두둥실

달을 향해 떠오르며 말한다


좀 더 게워내 봐

음악처럼


가라앉으며

물에 젖은 거품들을 한 데 모아

달의 꼭지점에서 바짝 말리곤 했다


우리는 월씩 때 보기로 해

네게 편지를 보내며


밤마다 계수나무 잎사귀에서 비친

네 그림자만을 중얼거리며 나날이 말라갔다



세 번째 써본 시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으로 쓴 시는 설명을 수 없이 달아야 했는데

이번 시는 머리에 어렴풋이라도 그림이 그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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