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나가자

신발을 신어야 가지

by 꿈꾸는 momo

꽃이 참 이쁘게 피었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 엄마, 봄이 왔나 봐요.


주말이면 시골에 있는 친정에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간다. 친정엄마가 차려주신 밥상에 쑥국이 올라와 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쑥 향기가 달아날까 밥보다 국에 손이 자주 간다. 냉이된장국이 먹고 싶어 캐러 가자하니 냉이는 벌써 꽃이 피었단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그늘진 도랑에는 얼음이더니 언제 이렇게 봄이 와 버린 거지 하며 허리를 숙이니 큰 개불알꽃이라고도 하는 봄까치꽃과 광대나물이 곳곳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직도 코 끝에 이는 바람은 차가운데 양달에는 매화꽃도 얼마쯤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아, 이렇게 봄이 왔다.


올해 봄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산책할 수 있을까. 날씨가 좋아도 공기가 좋지 않은 날이 허다할 테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따져보면 아마 실행해 옮길 시간도 얼마 없겠지. 게다가 이 순간, 신발을 신고 아장아장 걸어줘야 할 우리 쌍둥이 녀석들은 신발이 닿으면 무서운 괴물이라도 만난 냥 악을 쓰며 울어대니 어디 데리고 나가는 게 어렵다. 유모차에라도 잘 있어주면 감사할 일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녀석들에겐 그것도 잠시뿐.

신발은 안 신어요

따뜻한 오후의 볕을 핑계 삼아 둥이들을 안고 마당으로 나왔다. 친정에 온 김에 신발 신고 걷는 것을 시도해 볼 참이었다. 할머니 등에 업혀서도 밖에만 나올라 치면 좋아서 펄쩍펄쩍 구르는 아이들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 싶다. 살짝 내려 신발을 신기려 하니 그때부터 난리다. 자기 발에 신겨진 신발을 벗으려고 울며 주저앉아 버린다. 결국 양말만 신은 채 울퉁불퉁한 자갈밭을 콩닥콩닥 걸어간다. 발이 아픈 걸 알면 신발을 신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새로운 공간에 흥분한 아이들은 발 아픈 기색도 없다. 혹시 뾰족한 것에 발이 다칠까 하고 이 작전을 중단한 건 엄마, 아빠다.

새로 산 신발만 몇 켤레

"엄마 엄마"하며 넘어질 듯 달려오는 아이를 두 팔 벌려 안아주고 싶은데, 손을 잡고 걷다가 길 가에서 만나는 꽃도, 나비도, 개미도 보여주고 싶은데... 이번 봄도 틀린 건가 하고 벌써 아쉽다. 뭐, 언젠가는 신발을 신고 다른 방향으로 도망 다니는 둘을 잡느라 정신없을 날이 오겠지만, 난 오늘도 신발 두 켤레를 들고 따라다녀본다.


여기 이쁜 신발 누구 거지? 우리 신발 신고 밖에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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